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시민이 자치 주인이라는 의식부터"

1부 왜 지방자치인가? (3) 지방자치의 과제
국가 위임사무 비용 보장, 소득·부가세 지방세 전환, 예산·인사 주민 참여 등 지방자치 강화 해법 다양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6년 06월 20일 월요일

지방에 사는 사람조차 지방자치를 잊고 산다. 이는 지방자치의 필요성을 망각하는 관점의 결여로 나타난다. 실제 있었던 대화를 예로 든다.

"지금 (진주시)하대동이 동(洞) 통합 때문에 난리예요. 아니 왜 그렇게 동은 통합하고 난리야? 그게 지방자치에 맞아요? 문제가 있지만 어쩌겠어요. 어떤 동은 인구가 5만 명인데 또 다른 데는 5000명도 안 돼. 거기다가 시골로 가면 인구 2000명도 안 되는 면이 수두룩해. 그런데도 비슷한 구조와 인력, 사무소가 필요해요. 이런 건 안 맞잖아요."

◇지방자치 의식부터 분명히 = 최낙범 경남대 행정학과(지방자치 전공) 교수는 위 대화의 내용을 지방자치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효율성 측면에서 맞는 이야기다. 동사무소와 면사무소는 행정을 전달하는 일선 기관이다. 면사무소는 주민과 행정기구가 멀리 있는 군 지역 특성상 다르게 봐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동을 줄여버리면 주민조직(부녀회·청년회 등)도 같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지방자치 선진국은 이런 주민조직이 자치권을 위임받는다. 주민자치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결론은 기존 읍·면·동을 단순히 행정기관으로 보느냐 주민 참여기구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흔히 범하는 지방자치의 망각 사례는 또 없을까. 최 교수는 "내가 지방자치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없다. 정부-도-시·군을 행정기관으로만 바라보고, 상·하급체계로 인식한다. 시·군도 엄연히 법인격이 주어지는 지방자치단체인데도…. 교육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 지자체를 통해 시민 상대로, 또 각급 학교에서 지방자치 교육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치사무, 자치재정 보장을 = 지난 2월 경남도의회에서 열린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 방안' 토론회에서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선임 연구위원인 김수연 박사는 자치사무, 자치재정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관 위임사무와 단체 위임사무부터 없애야 한다. 이는 국가 결정에 기초한 국가사무를 국가의 포괄적 감독하에서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처리하게 함으로써 지방자치의 실현을 저해한다. 이를 대신해 '법정 수임사무'를 도입해야 한다. 국가가 할 사무이나, 현실적으로 지방이 수행해야 할 경우 이를 법령에 명시해 국가에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한다. 이 원리는 광역단체가 기초단체에 사무를 위임하는 경우도 같게 적용한다. 자치사무도 확대돼야 한다. 지금은 지역 민방위와 소방에 관한 사무 정도다. 방범과 지역 치안에 관한 사무, 교통안전과 단속에 관한 사무를 포함해야 한다. 이는 자치경찰제 도입과 연계돼야 한다."

"지방자치법 제122조(건전재정의 운영)에 '국가가 사무를 지자체에 이양할 경우 사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과도하게 집중된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해 지방정부가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 환경, 교육, 치안 등의 기능이 지방에 이양된다면 해당 재정 또한 이양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재산 과세 위주의 지방세 체계에서 소득·소비 과세를 도입해 지방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일정 비율을 지방세화해야 한다. 광역과 기초단체 간 세목 교환도 필요하다. 재원이 취약한 농촌지역에는 지방교부세 증액과 포괄적 국가보조금 확대만이 자주 재정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오후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창원시민 1200여 명이 '정부 지방재정제도 개편 반대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의회와 주민자치 강화 방안 = 최낙범 교수는 지방의회의 발전 방향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에 배분된 모든 사무를 지방의회 의결 대상으로 해야 한다. 만약 기관 위임사무제도를 폐지하지 못하면, 단체장이 관리·집행하는 이 사무도 지방의회 의결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방의회의 조례제정권을 제한하는 헌법과 지방자치법 규정은 개정해야 한다. 현행법에 따라 '법령의 범위에서' 제정하는 조례라 할지라도, 그 '법령'이 헌법이 보장하는 주민 복리에 관한 사무와 재산의 관리를 제약하는 것이라면 위헌이다. 입법기관으로서, 의결기관으로서, 행정 통제기관으로서 지위와 권한을 지방의회가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참여 강화 측면에서 김회창 씨는 <탐욕의 정치 사라진 자치>에서 예산·인사·감사 부문 참여 방안을 제안했다.

"전국 243개 지자체가 쓰는 돈의 합이 2014년 결산기준 189조 원이다. 그런데 그 돈을 어떻게 쓰는지 시민 관심이 없다. 의회도 한계가 많다. '주민참여 예산제'는 형식일 뿐이다. 민간전문가 집단 등장이 답이다. 지역별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예산감시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감사원이 정부와 정부 소속 5700개 지방사무소, 300개 국가 공기업과 243개 지자체를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재심인용률(감사 후 피감기관의 재심 요구에 대해 감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비율)이 40%를 넘을 정도로 신뢰를 못 받는다. 감사를 국민을 위한 기능이라기보다, 정권을 잡은 이들의 권력 과시로 여기는 일그러진 풍토 때문이다. 지방에 시민이 참여하는 감사원을 두어야 하는 이유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일균 기자

    • 이일균 기자
  • 진실을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