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경남청소년문학대상 수상작]이현진(창원 태봉고등학교 2학년)

운동회의 꽃 계주

시작도 전에

내 발이 다 동동

내 손이 다 축축

선생님들도 출발선에 모여

운동화 끈을 바짝 조이는데

작년에 환갑 기념 시집 낸 국어 선생님

같이 몸을 푸신다

탕!

흰 수염 휘날리며

청년처럼 달린다

내년이 정년이라는 게

거짓말 같은

소년의 눈빛으로

힘이 달려도 달린다

숨이 달려도 달린다

저렇게 육십년을 달리신 걸까

오늘까지 달려오신 걸까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

전교조로 해직되고

복직투쟁 중에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는데

통일 전까진 늙지 않겠다던 그 다짐

꼿꼿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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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발바닥은

삼팔선까지 달려갈 기세다

바통 넘기고 만세 부르는 선생님 뒤로

와와 터지는 우리들 함성

오월의 푸른 나무들도 일제히 잎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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