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결과 제출시한 임박 부산 '밀양 내정설' 반발 속 경남·울산·TK 시·도지사오늘 호소문 발표 예정

영남권 신공항 입지 연구 용역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용역 결과 발표 시한이 24일로 열흘 남았다. 지난 2011년 한 차례 백지화됐던 점, 더 이상 결정을 보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국토교통부의 직·간접 입장 표명 등을 고려하면 결정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경남·울산·대구·경북 4개 시·도지사는 14일 오후 2시 밀양시청에서 회의를 한 뒤, 긴급 호소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가덕도를 주장하는 부산 쪽이 '정부의 밀양 내정설', '검토 항목 중 고정 장애물 제외설' 등을 내세우며 '결정 불복'까지 언급하는 등 잠재된 변수와 쟁점은 여전하다.

발표 시기에 대해 이채건 경남도 도시교통국장은 "전혀 알 수 없다. 용역 제출 기한이 6월 24일이라는 것밖에는 정해진 게 없다"고 13일 밝혔다. 지난달 26~28일 전문가 자문회의 후 ADPi가 곧바로 채점에 들어가면서 입지 발표 시기가 당겨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국토교통부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지금으로서는 당겨진다는 근거를 전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 쪽 움직임은 지나칠 정도다. 부산시나 부산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 지역 언론·시민단체 등이 정부의 밀양 내정설, ADPi 검토 항목 중 고정 장애물 제외설 등을 들어 '결정 불복 선언'까지 언급한 것이다. 14일 부산시 중구 광복동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유치' 시민대회가 예정돼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밀양 내정설은 청와대나 국토교통부 내 공항 입지 선정 관련 결재 라인을 TK(대구·경북)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에서 출발한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이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대구 심인중과 대륜고를 졸업한 점, 전북 익산 출신인 최정호 국토부 2차관이 경북 구미 금오공고를 졸업한 점 등을 예로 든다. 대구 출신인 청와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경북 봉화 출신인 강석훈 경제수석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통할 만한 성질의 지적은 아니다.

부산 쪽은 또 공항 입지 주변 산봉우리 등 고정 장애물 현황이 검토 항목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한다. 고정 장애물은 공항 평가항목 중 공역(이·착륙 때나 비행 중인 항공기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간)과 함께 배점 비중이 가장 높다. 부산 쪽은 지난달 전문가 자문회의 과정에서 이 내용이 파악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국장은 "이는 억측이다. 국토부에서도 고정 장애물이 평가항목에 들어 있다고 확인했다. 공항 주변 장애물을 파악하지 않고 입지를 결정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14일 예정된 부산 시민대회에서는 이 둘을 근거로 결정 불복과 저항 선언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밀양 하남읍으로 결정되면 지척에 공항을 두게 될 경남 입장에서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쟁점이 있다. 주변 주민이 입게 될 소음문제와 깎아내야 할 산봉우리 문제다. 소음문제는 대구시가 희망하는 대구공항 내 현 K-2 군사공항이 밀양으로 올 경우 증폭된다. 깎아내야 할 산봉우리는 그 수에 따라 환경 피해는 물론 공항안전과도 직결된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밀양으로 결정돼도 대구 K-2공항이 따라오는 건 절대 아니다. 대구시가 이전을 희망하는 건 사실이지만 검토되는 곳은 경북 예천이다. 영남권 신공항과는 관련 법률도 다르고 주무부처도 다르다. 전혀 관련 없다"고 강조했다.

소음 피해에 대해서 그는 "소음 피해가 큰 1·2종 지역은 대부분 공항부지에 편입된다. 김해지역은 1·2종, 3종 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음피해가 미미한 3종 나·다 지역으로 김해국제공항의 소음 피해 가구수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항 주변 절개 산봉우리 수는 2011년 국토교통부 입지평가 자료로는 밀양·김해·양산 27개였다가, 지난해 도가 대구·경북·울산 등과 함께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4개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숫자가 급감한 근거도 그렇고, 항공학적 검토라는 방식의 수용 여부도 그렇고 분명히 밝혀져야 할 논란거리가 많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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