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전현희 의원 통영 찾아 도로 개설 찬성한 시민 설득 등 나선화 문화재청장도 협조 약속
더불어민주당 손혜원(서울 마포을)·전현희(서울 강남을) 국회의원이 철거 위기에 몰린 무형문화재 추용호 소반장 통영 공방을 지키고자 국회에서 '투톱'으로 나선다. 그리고 문화재청도 공방 보존에 힘을 보탰다. 손 의원은 통영 명예시민이고 전 의원은 통영 출신이다.
두 의원은 지난 11일 통영시 도천동 공방 현장을 찾아 공방을 철거하고 도로 개설에 찬성하는 시민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설득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손 의원은 지난 6일 이 공방을 찾은 이후 5일 만에 다시 통영을 찾았고, 전 의원은 당선 후 첫 고향 방문이다.
손 의원은 공방 보존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손 의원은 공방 옆 도천테마파크(윤이상 기념공원)에서 진행된 작은 시민모임에서 "(공방 인근에)반대하는 시민들이 많다기에 그분들을 만나 설득했다"고 먼저 밝혔다.
손 의원은 "나는 이곳에 대해 자신 있는 포인트가 있었다"며 "이 동네에 길을 내지 않고 공원을 만들면 이 지역 분들이 제일 좋아지게 된다고 말씀드렸다. 서울 연남동 철길 공원과 가로수길 사진을 가지고 와 보여드렸다. 연남동은 공원을 만들면서 땅값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공방을 허물고 길을 내봤자 이곳은 주차장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공방 가옥이 세병관에서 쫓겨 내려와 이곳에서 자리 잡았다는 기록만 있다. 그런데 이 집은 그분들이 이곳에 내려와 자리 잡았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밝혔다.
그는 "통영시가 결정해서 보존해준다면 이 집을 복원하고 주민들에게 말씀한 것처럼 공원을 만들고 하는 모든 예산은 전현희 의원과 내가 해보겠다. 국회에서 전현희 의원이 통영 출신이란 이야기를 듣고 바로 달려갔고 이렇게 함께 오게 됐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나는 소반 200개 정도를 가지고 있다. 이 중 통영 소반이 80개 정도다. 이곳에 전시공간이 마련되면 가진 소반을 여기에 전시하도록 다 드리겠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통영의 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같은 당 전 의원도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
그는 "강남에서 선거할 때 통영의 고향 분들이 많이 응원했다. 당선된 다음 현수막을 곳곳에서 붙여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지금이 고향에서 하는 당선 후 첫 인사"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추용호 장인과 공방은 정말 소중하게 여기고 지켜야 할 가치"라며 "통영의 자랑을 반드시 지키도록 열심히 앞장서겠다. 통영 출신 야당 국회의원이 없어서 야당 의원의 몫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모임 후 김동진 통영시장을 만났지만 "고민 중이다"라는 정도의 원론적인 수준의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시의회 강근식 부의장은 "중앙에서 공방 문제에 대한 예산은 손혜원 의원과 전현희 의원 두 분이 확보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행정사무감사에서 통영시에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지키는 쪽으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추용호 소반장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 "기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추 소반장은 "얼마 전까지는 혼자서 너무 힘들었다. 오늘은 너무 기쁘다. 이번에 굉장히 어깨가 무겁다. 자는 시간을 더 쪼개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도 이날 추 소반장 공방 현장을 방문했다. 나 청장은 추 소반장 손을 잡고 역할을 못해서 미안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전 의원 통영 방문에는 더불어민주당 서소연(진주 을) 위원장과 배윤주 통영시의원 등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