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과 톡톡] 권경혜, 조경구 KN LED 공동대표
LED 옥외광고판 제작업체 가격 낮춘 덕 시장 인지도↑ 기술력도 한몫 매출 급증세

건물 밖 일정한 곳에 설치해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한 광고물인 옥외광고 시장이 지난 1월 관련 법 개정으로 변혁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는 이전 옥외광고를 관리와 규제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시각에서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진흥의 관점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경남은 아직 전광판 광고가 활성화되지 않아 전광판이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이마저도 제대로 작동되는 건 다섯 손가락 안이다. 수도권에 제작·관리 업체가 집중돼 있어 활성화에 유리한 조건도 아니었다. 전광판 제작·운영비가 비싸도, 애프터서비스(AS) 기간이 오래 걸려도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에 기술력과 합리적 가격으로 도전장을 내민 지역 업체가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에 사무실을 둔 KN LED 권경혜(52)·조경구(56) 공동대표를 만나봤다.

대기업에서 컴퓨터 개발 경력만 30년이 넘는 조경구 대표는 컴퓨터 프로그램 제작 교과서로 쓰이기도 한 <클리퍼 5.0>(크라운출판사)을 출간할 만큼 다양한 소프트웨어 구축과 운용 경험이 있다. 조 대표가 전국 250개 체인점을 가진 PC방 본점을 운영한 시기에 권경혜 대표는 LED 플라워 조명사업을 하고 있었다. 권 대표는 LED 플라워 시장조사 등을 위해 중국을 몇 차례 다녀오며 중국 전광판 시장에 관심을 뒀다. 권 대표는 중국에서 30층 건물 한 면이 LED 전광판으로 설치돼 영상이 움직이는 모습은 문화적 충격이었다고 회상했다. 실내 인테리어 조언자로 인연이 닿은 조 대표에게 몇 차례 사업 아이템을 논의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동 대표가 돼 KN LED를 설립했다.

▲ KN LED 권경혜(왼쪽), 조경구 공동대표. /김구연 기자

KN LED는 첫해 개인사업자(휴대전화가게·빵집·약국·부동산 등) 등을 대상으로 동영상·그래픽을 활용한 LED 간판 제작으로 수익을 냈다. 글자 간판은 20만 원부터였다. 지금은 기존 간판에 전광판을 붙이는 하이브리드 간판, 동영상 그래픽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한 초고화질 전광판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매출은 해마다 5배씩 껑충 뛰고 있다.

조 대표는 앞으로의 옥외광고 시장 확장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이 올해 1월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법명과 내용이 개정됐어요. 정부가 옥외광고를 민원의 대상이 아닌 산업으로 인식했고 진흥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거죠."

옥외광고물 산업의 수요와 성장은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옥외광고물 산업은 매출액 연평균 증가율이 19%로 전체 광고시장 증가율의 3배에 이른다.

조 대표는 "부산, 대구만 해도 전광판 운영이 그나마 활성화돼 있다. 부산 로터리에서는 3~4개의 전광판을 볼 수 있다. 경남은 아직 너무 보수적이다. 기술성·안정성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운전자 시야 방해 등 민원을 이유로 시도조차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같은 품질임에도 타 업체의 3분의 1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꾸준히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우리 업체 기술력이 알려지면서 그런 수요자들로부터 AS 신청도 많다"고 말했다.

조경구 대표(가운데)가 빔 프로젝트를 대체할 대형 LED 전광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조 대표는 옥외광고 신규 업체가 관공서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전광판 설치·운영에 대한 공고 기준이 자치단체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관공서가 입찰 납품 실적을 따집니다. 실적이 있는 업체만 관공서 사업에 참여시키면 신규 업체는 영원히 납품 실적이 없게 됩니다. 정보통신업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고 돼 있어 실적만 있고 기술력은 없는 업체가 선정되면 우리와 같은 기술력만 있는 업체에 하청을 줍니다. 기술집약적이고 급변하는 전광판 사업에 신설 업체도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권 대표는 조 대표를 '에디슨'이라고 칭했다. 사업 관련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고 해서 붙인 별명이다. "기존 간판의 1.5배 금액에 해당하는 하이브리드 간판을 부담스러워하는 업체에 정수기처럼 임대방식으로 운영하면 어떨까?" 하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셀 수 없이 이어진다. 이를 조율하고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권 대표가 함으로써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두 공동대표는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Time Square)와 같은 옥외광고물이 지역의 관광 명물이 되는 '창원스퀘어'를 만들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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