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반장 집 내놓기로 약속…보상·전수교육관 요구"
추용호 "문화재 시험 중 압박에도 서명안해…모두 거짓"

통영 12공방 중 하나인 소반장 공방 철거 방침과 관련해 경남 통영시와 추용호 소반장 간 갈등이 진실 공방으로 가고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우리 말도 제발 들어달라"며 지난 7일 해명 자료를 냈고, 추 소반장은 시 해명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민사회단체는 8일 오전 11시 통영시 도천동 소반장 공방 앞에서 '추용호 소반장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후 3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추 소반장이 통영시 해명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다시 열었다.

◇통영시 해명 "소반장이 입장 번복" = 통영시는 추 소반장이 '공방 건물을 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것'과 '보상가에 대한 불만', '200~300평 규모 개별적인 독립된 공방 요구' 등 크게 3가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시는 "추용호 소반장에게 2014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도로개설의 부득이한 사정을 통지했고, 2014년 7월까지 반드시 비워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또 "집을 비워주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전통공예 전수교육관'과 '나전칠기공방' 등 가고 싶은 곳을 얘기해달라고 수차례 말을 했지만 '다른 문화재들과 함께하는 공간이 아닌 200~300평 정도의 독립된 전수교육관을 지어달라'는 말만 되풀이해 주장했다. 이것은 다른 무형문화재들과 형평성을 고려할 때 상당한 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예산 집행이 불가능한 요구"라고 못박았다.

시는 "추 소반장 집은 도시계획도로 한가운데 위치해 우회하는 것은 이미 준공한 1·2차 도로공사와 도로 구조에 맞게 연결해야 하므로 주변도로 여건상 어렵다"고 강조했다.

쫓겨난 추용호(왼쪽) 소반장이 공방 앞 윤이상 생가터 위에 천막을 치고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허동정 기자

◇추용호 소반장 "집 비우겠다고 한 적 없어" 반박 = 추용호 소반장은 시의 해명에 기자회견을 열고 공방 보존 문제부터 짚었다.

추 소반장은 "공방 대들보에 무진년(1868년) 4월 18일 보를 올렸다는 상량문이 있다"며 "통영시는 무슨 문화재냐고 하지만 통제영시대 150년이 된 공방 건물이니 충분히 문화재가 될 수 있고 보호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방은 통제영 저잣거리 공방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마지막 건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300평의 독립공간을 요구했다는 부분은 사실무근이고 모함"이라며 "시가 도남동에 3층 규모 전수관을 지을 계획이 있다고 의견을 묻기에 소목공방 특성 등을 이야기하고 참작하라는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추 소반장은 "전통공예전수관 입주는 현재에도 포화상태인 데다 공간이 턱없이 좁다. 나전칠기공방은 기존에 있던 작가를 쫓아내고 입주하라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그는 특히 "통영시에 집을 비워주겠다고 약속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추 소반장은 "2014년 한창 국가무형문화재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에 하루가 멀다고 2~3명이 찾아와 용지를 내밀면서 이름만 적어달라고 해 며칠까지 집을 비워준다는 내용이어서 끝내 서명하지 않았다. 내가 언제 그런 약속을 했는지 무엇을 번복했는지 되묻고 싶다. 보상에 대해 불만이 있다는 것도 시청의 거짓 주장이다. 나는 단 한 차례도 보상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따졌다.

한편 통영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공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영시 해명자료는 추 소반장이 마치 보상금을 받기 위한 것으로 매도하는 것 같다. 장인의 고독한 처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돈벌이도 되지 않는 길을 묵묵히 걸어온 소반장은 그 자체로 약자이다. 우리는 약자의 눈물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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