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하지만 다른 상황, 의사마다 해법 다를 수도

병원에서 환자와 치료 계획을 상담하다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누가 그러던데 이런 경우(병명, 위치 등등)에는 어떻게(치료방법, 술식 등등) 치료하면 된다는데 그렇게는 안됩니까?", "저번에 치료 받을 때(어느 치아, 시기, 다른치과 치료 경험 등)와 똑같은 치아인데 왜 이번에는 다르게 치료합니까?", "어느 치과는 이 치료에 얼마인데 왜 여기는 가격이 이런가요?" 등 환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질문이지만 치료 계획을 설명하고 시행하는 입장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울뿐더러 잘못 설명하면 실력이 없거나 양심 불량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되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꼭 치과가 아니더라도 우린 일상생활에서 비슷한 질문을 합니다. 저번에는 자동차 수리가 됐는데 왜 이번에는 새로 구입하라고 할까, 같은 물건인데 왜 가게마다 가격이 다를까와 같은 질문입니다.

결국 답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어금니라도 사람마다 치아상태가 다르고 같은 사람의 치아라도 그 형태와 특성이 조금씩 다릅니다. 거기다가 치아의 위치와 맞은편 치아의 상태에 따른 하중 분담이 달라지는 것 등 많은 요인이 작용해 모든 치아가 겪고 있는 상황이 다릅니다. 미세한 차이라도 크기가 작은 치아에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치료 방법이 치과마다 다른 것은 미묘한 차이에 대한 판단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컵에 물이 반이 있을 때 "반이나 남았네"와 "반밖에 없네"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치아의 머리 부분이 반쯤 부러졌을 때, 손상된 부분을 보강해서 살려 쓸 수도 있고, 빼고 임플란트를 할 수도 있습니다.

가격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는 재화나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프랜차이즈 업체가 동일한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 모든 치료 가격은 동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치과마다 쓰는 재료와 기구가 조금씩 다르고, 재료 가격 변동도 있으며, 병원 위치, 인건비 등 많은 부분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동일한 가격이 나올 수 없습니다. 특히, 임플란트는 이전에 어떤 방송에서 임플란트 나사 가격을 공개한 후 조금이라도 비싼 곳은 비양심적이라는 식으로 항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임플란트 치료는 잇몸에 임플란트 나사만 심고 끝나는 치료가 아니라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서 완성되는 것이므로 나사 가격만으로 임플란트 가격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 임플란트 나사부터 여러 부속 및 치료하는 데 쓰는 기구 재료가 다 똑같을 수도 없으므로 가격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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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똑같은 상황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거기다가 그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의사마다 다르고 자신이 선호하는 방법 또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답이 다르다"와 "답이 틀리다"의 차이를 이해하고 본인의 의료진을 믿으면 최선의 치료로 보답할 것입니다.

/김진우(창원병원 치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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