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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관점에서 홍준표 도정 어떻게 볼 것인가

[지방자치의 눈으로 본 홍준표 도정] 1부 왜 지방자치인가? (1) 지방과 지방자치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6년 06월 07일 화요일

이 기획은 홍준표 경남도정을 기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홍준표 도정은 지금도 미래신성장 동력 확보와 서민복지 확대를 위해 불퇴전의 진군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갤럽 전국 시·도지사 여론조사 꼴찌, 도민 36만 명 주민소환 청구라는 벽과 마주하고 있다. 홍 지사 재임 3년 6개월간 계속된 대립과 단절의 결과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홍준표 도정을 기록하려면 기준이 필요했다. 지난 2월 16일 경남도의회에서 열린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 방안' 토론회에서 최우용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한국사회의 근본 과제를 분단, 양극화, 중앙집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세 과제를 해결할 길은 지방분권밖에 없다고 본다." 앞뒤가 없어 비약으로 들리겠지만, '지방'과 '지방자치'라는 기준을 제시한 자리였다.

이 기획은 전체 4부 중 1부 3편은 지방과 지방자치가 왜 홍준표 도정 평가 기준인지, 내용은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는 데 할애했다.

◇지방에 산다는 것 = 지방에 사는 사람이 지방에 산다는 걸 잊을 때가 많다. 적은 취직 기회, 낮은 보수, 정치적·문화적 소외 등등 불편을 겪을 때는 '지방 탓'을 한다. 하지만 지방자치, 지방분권 등 자신이 주체가 돼 벌여야 할 운동 측면에서는 무관심하다. 단적인 사례가 있다. 공부 욕심을 가지는 대부분 부모나 아이는 대학 진학 목표를 'in 서울'에 둔다. 가능하면 지방을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다. 지방에 사는 삶의 정체성을 따지고, 대책을 마련하거나 개선하는 일은 그 뒤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지방식민지 독립선언서>에서 지방을 '내부식민지'라고 했다. '국토의 12% 수도권에 대한민국 모든 것이 몰려 있다. 인구의 50%, 100대 기업 본사의 95%, 전국 20대 대학의 80%, 의료기관의 51%, 공공청사의 80%, 정부투자기관의 89%, 예금의 70%가 몰려 있다.' 성경륭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수도권으로의 파멸적 집중'이라는 칼럼에서 "수도권은 전체 인구의 2분의 1, 경제력의 3분의 2, 국세 수입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집적을 보이게 됐다. 이런 파멸적 집중 문제를 해결하고자 강력한 균형발전 정책을 재추진하지 않으면 국가발전, 국민통합, 성장동력의 확충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강준만도, 성경륭도 "수도권 초집중 체제를 깨는 길은 지방"이라고 결론짓는다. 하지만 이는 책에만 머물러 있다. 지방민 스스로 탈출보다는 기존 체제에서 생존하기를 원한다. 강준만은 그래서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낸 박재완의 말을 들려준다. 그는 지금 창원시 미래전략위원장이다.

"수도권 규제 문제도 좀 더 큰 차원에서 봐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가 중국의 자치성 하나보다 작다. 이 좁은 나라 안에서조차 수도권, 비수도권으로 나누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이전 정부처럼 수도권에 있던 걸 빼내서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건 낡은 방식이다. 격차는 완화할 수 있겠지만, 전체 파이는 똑같지 않나?"

"경남 마산에서 자라 부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정책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는 그가 지방보다는 국가 전체를 생각하는 애국심을 보인 것에 감동해야 할까"라고 개탄한 강준만은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지방은 이제 서울 탓보다는 내 탓을 더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방의 문제를 지방이 먼저 지적하고 해결하자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지방의 무능과 부패를 말하는 사람에게 권한은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지방자치 재개를 알린 1995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첫 민선 경남도지사로 당선된 김혁규 지사가 7월 1일 취임식을 했다.
/경남도민일보DB

◇왜 지방자치인가? = 1970~80년대 민주화 항쟁의 결과물로 1991년 기초·광역 지방의회 선거, 1995년 기초·광역 자치단체장 등 전국동시지방선거로 힘겹게 재개시켰던 지방자치마저 우리는 흔히 잊고 산다.

심지어 왜 지방자치를 하느냐며 독설까지 한다. 전문가들이 지방자치에 대해 가장 흔한 질문으로 꼽는 것도 같은 내용이다. "왜 지방자치를 하나? 말 많고 탈 많고 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데. 좁은 땅에서 중앙집권하면 되지!" 이렇게 말하는 이들은 대개 민선 1~6기 끊이지 않는 지방자치 선출직의 부패·부조리 실태를 꼽는다.

이 물음에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한국 지방자치의 현실과 개혁 과제>에서 답했다. 

‘과거 경제 성장기 한국사회 주요 의제는 경제 계획, 성장, 국토 개발 등이었다. 국가는 중앙집권을 통해 희소자원을 총동원, 경제성장에 쏟아 부었다. 지방은 중앙 관료적 지배의 분소였고, 희소 자원을 송출하는 도관에 불과했다.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과거와 같이 일방적으로 국가가 사회를 끌고나갈 수 없게 되었다. 민주, 자유, 경제성장, 국토개발 등과 같은 이슈의 중요성은 약화하고, 실제 삶과 관련된 교육, 고용, 주택, 세금, 환경, 연금 등과 같은 이슈가 부각됐다. 이런 현장의 요구에 중앙정부 혹은 국가의 수준은 너무 멀었다.’

지방에서 사는 삶, 망각된 지방자치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4부 15편의 긴 여정을 시작한다. 기록 대상인 홍준표 도정이 더 많은 도민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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