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이장님]산청군 신등면 평지리 물산마을 문병국 이장

경남 산청군 산청읍에서 동북 방향으로 20여 분 가면 신등면 소재지가 나온다. 여기서 같은 방향으로 10여 분 가면 전형적인 시골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신등면 평지리 물산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는 현재 46가구에 100여 명의 주민이 나름대로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데 그 중심에 항상 이 마을의 발전과 안녕을 기원하는 문병국(70) 이장이 있다.

올해로 4년째 물산마을 이장을 맡은 문 이장은 새마을 신등면 지회장 등 새마을협의회 쪽에서 많은 봉사를 하다 이제 마을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4년 전부터 맡았다.

물산마을 옛 이름은 내당마을로 마을이 못(소류지) 안에 있다 하여 내당마을로 불렀으며, 주소가 도로명으로 바뀌면서 이 마을 도로명 주소가 내당길로 바뀌어 옛지명을 되찾았다. 특히 이 마을은 유학의 마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마지막 유학자로 알려진 김황 선생이 후학들을 가르치다 생의 마지막을 보낸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곳에 동양서원이라는 서원도 있다.

경남 산청군 물산마을 문병국 이장. 문 이장은 "행정이 추진하는 모든 사업은 마을 규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동춘 기자

문 이장이 이장직을 맡고부터 마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마을 입구에 경주 포석정처럼 물산정이라는 마을 테마쉼터를 만들고, 쉼터 주변에 물이 흘러가도록 해 주민들의 쉼터는 물론 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안식,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또 쉼터 옆 연못에 연꽃을 심어 자칫 삭막하게 느껴지는 시골마을을 연꽃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마을로 바꿔놓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문 이장은 그동안 마을 안길이 제대로 포장 안돼 주민들이 다니는 것은 물론 차량 통행에 많은 불편을 주었는데 마을 안길 대부분을 아스콘 포장으로 말끔하게 바꾸어 놓았다. 여기에다 문 이장은 마을 접속도로 역시 제대로 포장이 안돼 있어 불편하다는 것을 알고 이 사업도 추진해 곧 공사에 들어간다.

문 이장의 이러한 노력으로 마을에 많은 발전을 가져 왔지만 여전히 불편함이 크다고 했다.

그는 "우리 마을이 면적으로 따지면 신등면에서 3번째로 넓은데 농로가 제대로 포장돼 있지 않아 영농에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마을 앞 세천도 정비가 안 돼 있다"며 "농로 포장과 세천을 정비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이장은 김황 선생 영향을 받아서인지 유학에도 관심이 많다.

"김황 선생이 살아계실 때 선생님 밑에서 10여 년 동안 공부를 배웠다"며 "그래서 지금도 신안면이 운영하는 서당에 나가 고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학을 공부한 사람답게 문 이장은 투명성과 정직함을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간다. 지난 2008년에는 공직이 제대로 하면 주민들이 즐겁다는 뜻으로 '공직무사 여민동락'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액자를 만들어 신등면 사무소에 걸 정도로 투명성과 정직을 삶의 지표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또 그는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시간 나면 시도 쓰고 있다. 그는 "내년이면 이장직을 그만두고 공부를 좀 더해 자서전도 내고 책도 한 권 쓰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 병 없이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꿈을 밝히는 그는 "행정에서 모든 일을 처리할 때 공정하게 처리할 것과, 마을 면적·인구 등을 비교해 마을 규모에 따라 모든 사업을 해 주었으면 한다"고 행정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정오근 신등면장은 "문 이장은 원만한 성격으로 항상 열심히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며 "특히 지금도 서당에 가서 공부를 할 정도로 유학에 관심이 많은 등 배우고 익히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문 이장의 바람대로 조만간 자서전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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