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자문회의 결과…건설비 약 5조 원 예상

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가 다음 달 24일 연구용역 제출 시한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종 절차였던 전문가 자문회의가 끝난 후 용역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곧바로 채점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다음 달 중순쯤이면 입지 발표가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지난 25~2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ADPi 연구 용역팀은 부산시 가덕도 추천 전문가 그룹과 밀양시 하남읍 추천 경남·대구·울산·경북지역 전문가 그룹, 끝으로 영남권과 연고·이해관계가 없는 중립적인 전문가 그룹과 자문회의를 진행했다.

경남을 대표해 회의에 참석한 이채건 경남도 도시교통국장은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 밀양 신공항 자문회의가 진행됐다. 오전에는 ADPi가 용역결과를 보고했다. 오후에는 경남·울산·대구·경북에서 추천한 10여 명의 전문가와 ADPi 분야별 전문가들이 11개 항목에 대해 토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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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 하남읍 명례리 일대./경남도민일보DB

전문가 자문회의를 계기로 밀양 하남읍과 부산시 가덕도 입지 비교 결과도 더 자세하게 나왔다.

경남발전연구원 송기욱 박사는 27일과 29일 두 차례 <경남도민일보> 인터뷰에서 밀양시 하남읍 일원 신공항 후보지의 장점으로 “밀양 신공항은 활주로 2개를 건설하는 데 4조 765억 원의 사업비가 든다. 가덕도 신공항은 활주로 1개인데도 5조 99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며 경제성을 우선 꼽았다. 그는 2008년부터 올해 경남도가 국토교통부에 울산·대구·경북 등 4개 시·도 공동으로 신공항 입지 연구결과를 제출할 때까지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경쟁 당시 밀양 신공항 건설비는 10조 원 안팎으로 예상됐다. 공사비가 절반 이상 줄어든 이유에 대해 송 박사는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공항 주변 절개지 규모가 3배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에 공사비가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송 박사는 또 “밀양은 영남권 5개 시·도 어디서든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남권 인구 1300만의 30% 정도에 불과한 부산 시민이 좋으라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덕도로 신공항 입지를 결정하면 나머지 70%의 접근성을 희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밀양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소음 등 환경 피해에 대해 송 박사는 “부산에서는 2011년 국토부 자료를 들어 밀양 신공항은 인근 산봉우리를 27개나 깎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항공학점 검토, 즉 국토부가 제시한 항공학적 운항 통로 상의 안전을 준수하는 수준의 실시설계 검토를 했을 때에도 밀양·김해·양산지역 봉우리 4개만 깎아내면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소음문제는 밀양과 가덕도 둘만 비교하면 밀양이 심할 수 있다. 하지만 가덕도는 기존 김해공항 유지를 전제로 한다. 김해공항 소음은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부산시가 발주한 ‘부산 신공항 운영 및 입지분석 연구’ 용역을 맡은 영국의 에이럽(ARUP)사 저스틴 파월(Justin Powll) 연구원은 최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공항 입지는 해안이냐, 내륙이냐 만으로 우월성을 단정할 수 없다. 한국처럼 산이 많고 내륙에 시가지화가 많이 진행된 경우, 소음과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해안에 공항을 짓는 게 세계적 추세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에이럽사는 일본 간사이국제공항, 영국 히드로국제공항 5터미널, 중국 베이징국제공항 3터미널, 미국 JFK국제공항 5터미널, 중국 쿤밍 창수이국제공항 등의 건설·자문을 맡았다.

파월 연구원은 또 다른 기준인 안전성에 대해 “해안인 가덕도는 산이나 장애물이 없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소음 피해를 보는 곳이 거의 없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가덕도 신공항의 난제로 지적되는 수심 12~14m의 해안 매립에 대해 그는 “이미 부산 신항 건설을 통해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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