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17개 지역 정책 요청…안상수, 광역시 승격 협조 당부

안상수 창원시장과 노회찬(정의당·창원 성산) 국회의원 당선자가 만났다. 지난 4·13 총선 이후 안 시장이 창원지역 당선자를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그 자체로 의미도 있고 각자 실리도 챙긴 만남이었다.

26일 오전 시청 시장실 앞에 노 당선자가 도착했다. 마중 나온 안 시장이 시정회의실로 안내했다. 안 시장은 노 당선자와 인연부터 공개했다. 안 시장이 17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일 때 노 당선자가 위원으로 활동했다.

안 시장은 “당은 달랐지만 합리적인 일 처리가 인상 깊었다”며 “이렇게 창원에서 다시 만나니 묘한 인연”이라고 말했다.

중앙정치와 지방행정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시장이 되면서 열악한 지방자치 현실을 인식했다고 고백했다. 광역시 규모를 갖춘 창원시가 기초자치단체이기에 겪는 한계를 호소했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적극적인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노 당선자가 정의당 원내대표 내정자라는 것을 자주 언급하며 힘을 지역 발전에 보태달라고 했다.

노 당선자는 “지역 발전에 여야가 없다는 게 소신”이라며 화답했다. 지방자치 현실에도 공감한다고 했다. 특히 ‘광역시 승격’ 등 기초자치단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고민을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생활물가 안정 공약에 창원시가 관심을 보인 것도 따로 언급했다. 안 시장은 최근 유난히 비싼 창원시 쓰레기봉투 값을 지적했다. 이는 4·13 총선 당시 노 당선자 공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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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노회찬(오른쪽) 국회의원 당선자가 26일 오전 창원시청을 방문했다. 이날 노 당선자가 마중나온 안상수 창원시장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잇다./박일호 기자

조선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고통을 겪는 제조업 현실도 짚었다. 창원지역 일자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사화합 창원형 모델’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기업인과 노동자가 상생해야 한다는 대의에 안 시장과 노 당선자 모두 공감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안 시장에게 ‘17개 정책 협조 요청 목록’을 전했다. 안 시장은 실무부서 검토를 거쳐 답변하도록 조치했다.

이날 간담회로 안 시장과 노 당선자는 여야를 떠나 말이 통하는 관계라는 것을 과시했다. 안 시장은 노 당선자에게 광역시 승격 추진을 비롯한 시정 협조를 당부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얻어냈다. 예산 확보와 지역 기업·노동문제 논의 파트너로서 지위도 서로 확인했다.

노 당선자는 임기 내내 증명해야 할 ‘지역구 정치인’으로서 시작을 무난하게 출발했다. 안 시장에게 건넨 17개 정책 목록은 중앙정치만 한다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증거가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창원시 협조는 필수다. 안 시장, 노 당선자 모두 얻은 게 있는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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