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이 낸 책]겨울초(한창희 지음)

물리학자와 시집? 선입견은 이 둘을 쉽게 연결하지 못한다.

창원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한창희 교수가 시집을 냈다.

저자는 시인이자 물리학과 교수이면서 법화경을 연구해 창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법화경강독이라는 강좌를 열기도 한 이색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저자의 다섯 번째 시집인 <겨울초>에는 새로 쓴 시 48편과 과거의 시편들 중 표현이 약간 모자라거나 잘못돼 고친 11편을 모아, 모두 59편을 담았다.

1부 '고추냉이국', 2부 '나, 대산에 오르다', 3부 '그려그려짚세기불', 4부 '죽었다 살아나서', 5부 '시다림'으로 구성했다.

2014년 말 사고로 열흘간 의식불명으로 있다가 깨어나 지금까지 재활훈련을 하고 있는 한 교수는 "죽었다가 살아나면서 시세계가 깊어졌다"며 "이번 시집은 법화경의 '내세가 아닌 현세 지향적이고도 절망에서 긍정으로 바꾸려는 세계관'과 '재생 내지는 환생의 사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집 이름에 대해서는 "어떤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는데, 반찬 가운데 겨울초가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것이 내 신세와 비슷했기 때문에 시집 이름을 <겨울초>라고 명명했다. 그래서 표제시를 썼는데, 그랬더니 시상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서 시집을 쉽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저자는 한주영이라는 필명으로 1996년 첫 시집 <사향흑나비>를 발표했으며, 2009년부터 경남문협과 창원문협에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요산장> <까치집에는 꽃뱀이 산다> <별들이 속삭이는 밤에> 등을 냈고, 저서로 <우주와 물질 그리고 생명체>가 있다. 128쪽, 도서출판 미리,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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