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어디가?]

◇첫승 한 날 받은 의문의 화환

○… 지난주 창원 마산구장에 대형 화환 하나가 배달됐습니다. 화환에는 '먼 길을 돌아온 프로 데뷔 첫승 축하'. 보낸 이는 '먼 길을 돌아온 서울팬'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 정체를 알 수 없습니다.

화환의 주인은 누구였을까요? 구단을 통해 수소문해보니 수신인은 바로 프로데뷔 첫 승을 따낸 NC 신인 투수 정수민이었습니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너리그에서 4시즌을 보낸 정수민은 2013년 어깨 부상으로 방출 통보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1999년 이후 해외 진출 선수는 복귀 시 2년간 국내 프로야구에서 뛸 수 없다'는 KBO리그 규정 때문에 2년을 쉬게 됐습니다. 이 기간 육군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정수민은 지난해 '2016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1라운드 8순위로 NC의 선택을 받고 다시 야구공을 쥐게 됐습니다. '먼 길을 돌아온' 정수민은 지난 19일 넥센전에 선발로 나와 5와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KBO리그 데뷔 첫승을 거뒀는데요. 당시 4연패에 빠져 있던 NC로서도 매우 값진 승리였습니다.

의문의 화환은 정수민이 첫 승을 거둔 다음 날 마산구장으로 배달됐다고 합니다. 정수민 역시 "누가 보냈는지 알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은데 알 수가 없어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며 보낸 이를 궁금해 했습니다.

데뷔 첫승 소감을 묻자 "첫승도 기분 좋지만 팀이 안 좋을 때 연패를 끊은 승리라 더 기쁘다"며 수줍게 웃은 그는 "올 시즌 1군에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롤모델은 따로 없지만 시즌 10승 투수들의 투구 영상을 다 챙겨보고 있다는 정수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가 더욱 힘낼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세요.

참고로 정수민은 첫승 기념으로 NC 선수단에 떡과 피자를 돌릴 계획이라고 하네요.

/일러스트 서동진 기자 sdj1976@idomin.com

◇경남FC '오대영 복수를 해주마'

○… '0-5.' 축구에선 웬만하면 나오지 않는 스코어인데요.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대표팀이 프랑스와 체코에 0-5로 지자, 언론은 히딩크 감독에게 '오대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었죠.

경남FC도 올 시즌 안산 경찰청에 0-5로 크게 진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기분좋게 리그를 이어가던 경남은 지난 4월 안산에 0-5로 진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무너졌는데요.

경남FC가 오는 주말 안산경찰청과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칩니다. 흐름도 좋습니다.

올시즌 첫 2연승을 달성한 경남은 10위 충주험멜과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혀 꼴찌 탈출도 가능한 상황이어서 어느 때보다 선수단의 사기가 충만해 있다고 하네요.

그동안 득점포가 가동되지 않아 고심했지만 충주전에서 배기종이 멀티 골을 터뜨리고, 외국인 공격수 크리스찬도 한국무대 적응을 마친 터라 이날 경기가 더욱 기대됩니다. 특히, 이날은 2016 미스코리아 지역예선을 통과한 예비 미스코리아들이 총출동해 힘을 보탠다고 하니 선수들이 훨훨 날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남 축구 오늘만 같아라

○… 2016년 5월 25일. 경남 축구사에 한동안 의미있는 날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이날은 프로축구 경남FC, 내셔널리그 창원시청, 김해시청의 경기가 동시에 열렸는데요. 세 팀이 모두 승리를 차지했습니다.

경남FC는 충주 험멜을 3-1로 제압했고, 창원시청과 김해시청도 목포시청과 대전코레일을 상대로 나란히 승리를 기록하며 기분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도내 연고의 3개 팀이 같은 날 승리를 거둔 적은 있지만, 모두 2연승을 달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날 경기는 세 팀 모두 불리한 원정 경기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승리 요정?

○…통산 5전 4승 1패 승률 0.800. 지난 2014년 시작된 안상수 창원시장의 NC 홈경기 직관(직접 관람) 승률입니다. 지난 21일 안 시장은 '창원마산야구장 건립공사 기공식'에 참가하기 위해 마산구장을 찾았는데요. 기공식이 끝난 후 안 시장은 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NC와 삼성의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이날 NC는 삼성을 10-2로 크게 이기고 전날 대패(2-12)를 완벽하게 설욕했습니다.

안 시장은 지난달 1일 KIA와 홈 개막전 때도 야구장을 찾았는데요. 이날도 NC는 KIA에 5-4로 승리해 2016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답니다.

이뿐 아닙니다. 안 시장은 지난해에도 두 차례 마산구장으로 승리의 기운을 몰고 왔는데요. 지난해 8월 6일 안 시장은 NC와 후원 협약식을 한 후 롯데전 시구를 했고 NC는 이 경기에서 8-3으로 완승했습니다. 가장 인상 깊은 경기는 10월 19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이었습니다. 안 시장은 이날 시구자로 나섰는데요. 1차전 0-7 완봉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NC에 승리 기운을 불어넣은 덕이었을까요? NC는 이날 2-1로 역전승하며 플레이오프 첫승이라는 의미있는 역사를 남겼습니다.

그러면 1패는 언제였을까요? 지난 2014년 10월 19일 NC의 창단 첫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었습니다. 안 시장이 시구를 했습니다만, 가을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의 긴장감이 더 컸는지 4-13으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첫 직관 패배 후 4연승을 달리고 있는 안 시장이 언제까지 NC의 '승요'(승리 요정)가 될지 또 다른 흥밋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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