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간 사라져 비판 초래 이용자 "대여사업소로 전락"…창원시 "환경 정비 차원일 뿐"

창원시 진해구 '아이세상 장난감 도서관'은 옛 진해시립중앙도서관을 리모델링해 2011년 5월 23일 개관했다.

이 도서관은 좀 특별하다. 수년간 아이 엄마 등 지역주민들 요구 끝에 탄생했다. 개관 이후에는 아이들이 장난감·책을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 그리고 대여 역할을 동시에 했다. 단순히 아이들만을 위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지역민들이 활동가로 나서 각종 문화프로그램 마련·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엄마들 공동육아 공간이자 사랑방 같은 역할도 했다. 창원시가 위탁운영하는 형태지만 '주민이 주인인 도서관'이라 해도 손색없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창원시육아종합지원센터가 운영을 맡았고, 관장도 바뀌었다. 운영 형태, 내부 공간 등 변화가 일면서 우려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도서관 이용자 신수진(35) 씨는 "예전에는 장난감을 가지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도서관 안에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이 사라지면서 단순한 장난감 대여소 정도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에서 실적이나 돈벌이 차원으로만 접근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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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세상 장난감 도서관 개관 1주년 기념 행사./경남도민일보DB

주홍진(45) 씨는 도서관 건립 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고 지금은 활동가로 계속 연을 맺고 있다. 주 씨는 "시가 주민 의견수렴도 없이 시설을 변경했다. 소꿉놀이 세트가 있던 공간에 대여 데스크를 설치했다"며 "대여사업소로 전락하면서 이용객들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영 주체가 바뀌면서 기존 역할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주민이 원해서 만들어진 공간인데 운영자에 따라 도서관 성격이 바뀌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입장은 확연히 달랐다. 창원시 관계자는 "운영 형태가 달라진 건 없다. 관장이 바뀌면서 장난감을 더 비치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비를 했다고 보면 된다"며 '대여소 전락' 지적은 맞지 않다고 했다. 또한 "각종 프로그램도 자원활동가들과 의견을 나누며 진행하고 있다. 일부 얘기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만족도는 더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이영희 관장은 "기존에는 마을도서관 같은 공간으로 운영됐지만, 장난감도서관 원래 취지에 맞는 방향으로 방침이 바뀌었다"면서 "우리로서는 잘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거부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이 관장은 주민들과 계속 소통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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