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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근 도의장 "무상급식 대화·타협 이끌었다"

[몰비춤]지방의회 역할을 묻다-김윤근 도의회 의장 인터뷰

고동우 기자 kdwoo@idomin.com 2016년 05월 27일 금요일

다음 달이면 2014년 6·4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 꼭 2년이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시간이었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갈등·대립부터 도지사·교육감 주민소환, 공적기금 폐지, 누리과정 예산 논란 등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이 모든 소용돌이 한복판에 있었던, 도정의 또 다른 축인 경남도의회 김윤근 의장을 만나 지난 2년을 돌아봤다. 김 의장은 오는 7월 도의회 전반기 의장으로서 임기가 종료된다. 인터뷰는 지난 23일 도의회 의장실에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지난 2년 도의회 활동을 총평해 본다면.

"10대 의회 개원 후 도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도민 눈높이에 모든 걸 맞추는 현장 의정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실제 저를 포함 각 상임위원회가 어느 때보다 현장을 많이 찾았다. 토론회·세미나 개최 등 의원 연구 활동도 활발했다고 본다. 하지만 학교급식 논란이 블랙홀처럼 이어지면서 우리의 노력이 묻혀버린 것 같아 아쉽다."

경남도의회 김윤근 의장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도청과 도의회 관계가 수평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경남도 '채무 제로' 달성 과정에서 역효과나 시·군 조정 교부금 미지급, 마산 로봇랜드 사업 등과 관련해 쓴소리를 계속했다"고 답변했다. /김구연 기자 sajin@

-말씀한 대로 도청-교육청 급식 갈등이 오래 지속됐다.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다고 보는가.

"각 정당, 정치세력마다 무상급식에 대한 견해차가 있다. 잘 알다시피 도의회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주축인데, 대부분 보편적 급식보다는 선별적 급식이 맞다고 생각한다. '무상급식을 하지 말자'까지는 아니지만 홍준표 도지사가 제기한 특정감사, 투명한 급식 행정, 선별 급식 등에 공감했다. 급식 문제와 관련해 도의회가 도청 편에 선 것처럼 비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도청-도의회 관계가 수평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경남도 정책에 문제가 많다고 보는 분 입장에서는 의회 견제가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채무 제로' 달성 과정에서 역효과나 시·군 조정 교부금 미지급, 마산 로봇랜드 조성 사업 등과 관련해 쓴소리를 계속했다. 도의회 사무처 조사에 따르면, 10대 의회 전반기 행정사무감사 지적 건수가 945건이다. 이는 김두관 지사 시절인 9대 의회 전반기(827건) 때보다 많은 것이다. 수직적 관계라는 건 잘못된 평가다."

-무상급식 중단, 서민 자녀교육지원 조례, 공적기금 폐지, 누리과정 예산 자체 편성 등 경남도 주도 정책 대부분이 도의회를 일사천리 통과했다.

"도지사나 의회 모두 경남 발전과 도민 복리 증진이 최고의 가치다. 도정 방향이 큰 틀에서 올바르다면 의회는 기본적으로 그 정책에 협력해야 한다. 공적기금은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고 봐야 한다. 은행 이자가 낮아 이자만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2월 김해관광유통단지 관련 '롯데그룹 압박 결의안'이 심의 보류된 것은 어떻게 보나. 다수 의원이 서명에 동참했는데 홍준표 지사 말 몇 마디에 갑자기 뒤집혔다.

"개인적으로는 그 결의안에 동의한다. 채택될 필요가 있었다. 도의원으로서 오랫동안 롯데의 행태를 보며 느낀 게 있다. 부결이 아니라 보류된 것이니만큼 향후 롯데 측 움직임에 따라 재론할 기회가 있으리라 본다."

-지난해 4~6월 학교급식 중재 활동이 가장 균형 있는 모습이었던 것 같다.

"참 많은 시간을 들여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아 제시한 중재안인데 수용되지 않아 아쉽다. 도청은 우리가 교육청 편을 든다고 하고, 교육청은 반대로 '홍 지사 안'이라고 해서 힘들었다. 하지만 결국 도청과 교육청이 지난 2월 최종 합의에 이르지 않았나. 당시 중재 활동이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양측에 끊임없이 대화를 호소하며 결과적으로 타협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교육청은 우리 중재안을 수용했으면 지금(453억 원)보다 100억 원은 더 지원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중재 활동 직후였다. 도의회가 모처럼 행정사무조사권을 발동했는데 도청은 쏙 빠지고 교육청만 타깃이 됐다.

“무상급식 논란이 도의 감사 문제로 야기된 만큼 실제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고자 했다. 학교급식을 지속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문제가 있으면 있는 대로 드러내고 곪아 있는 것은 터뜨리는 게 필요했다. 유령업체와 납품 계약, 부적절한 계약, 식재료 관리 미흡 등 여러 부실·비위가 밝혀지지 않았나. 박종훈 교육감은 이 모든 걸 과감히 수술하겠다고 했다. 도민 입장에서는 10대 도의회 활동 중 가장 잘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학교급식 정상화에도 기여했다고 본다.”

-도정 견제와 감시, 갈등 조정 등을 하는 데 어려운 부분은 무엇이었나.

“도청과 교육청을 합해 한 해 예산이 11조 원이다. 도의원 55명이 이 예산에 담긴 모든 사업을 이해하고 실태를 파악하는 것은 무리다. 의원을 보좌할 전문인력 배치와 인사권 독립이 절실하다. 도청이 도의회 공무원 인사를 다하는데 어떻게 집행부에 날카로운 쓴소리를 할 수 있겠나. 예산 편성권도 문제다. 학교급식이나 누리예산 논란 과정에서 도의회가 개입하려 해도 집행부만 편성권이 있으니 힘든 점이 많았다.”

-지방자치·지방분권과 관련한 박근혜 정부의 의지를 어떻게 평가하나.

“박근혜 정부를 떠나 중앙정부, 중앙정치권 모두가 지방자치를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 자치단체를 감독 대상으로만 보고 불신부터 한다. 지방에 대한 지배권과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지방자치의 자율성 확대를 위해서는 자치단체 권한 강화는 물론이고 지방세 비율을 늘려 지방재정을 확충해야 한다. 현재 국세-지방세 비율이 8 대 2인데 6 대 4까지는 높여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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