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과 톡톡]이종호 에코아롬 대표

2006년부터 진행된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사업은 다음해인 2007년부터 유해성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암을 유발한다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생산한 인조잔디 충전재(칩) 생산업체, 안정성 기준·검증 절차 없이 인조잔디 조성사업을 추진한 교육청·지자체 행태는 현재의 옥시 사태와 닮아 있다.

현재 전국 시도교육청은 기존 인조잔디 운동장의 사용 연한이 초과하면 운동장을 교체하고 친환경 마사토 운동장, 혹은 천연잔디 운동장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도내 학교 인조잔디 수명(7년)이 초과한 곳이 47곳, 올해 끝나는 학교도 24곳이다.

현재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도내 기업이 있다. 친환경 기능성 흙 운동장 특허를 받은 '에코아롬(대표 이종호)'이다. 생물인 천연잔디의 관리 어려움, 기존 흙 운동장의 날림먼지 등의 단점을 보완한 기능성 흙 운동장에 대한 문의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닌다는 이종호 대표를 만났다.

이종호 에코아롬 대표가 특허를 획득한 기능성 흙 운동장을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교육청과 연계한 IT사업을 한 이 대표는 아토피를 앓는 아이를 걱정하며 2007년 친환경 인조잔디 칩 개발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이 분야에서 자타공인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 국립경상대학교와 '인조잔디 및 탄성포장재 기술동향조사보고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피톤치드칩, 온도 조절 고분자칩 개발에 참여하며 친환경 체육시설 관련 재료 연구를 꾸준히 해왔다.

이 대표는 "2015년 전국 157개 학교 인조잔디 유해성 전면검사 결과 141개 학교에서 최저 20배, 최고 120배 이상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납, 카드뮴 등 중금속 4종, 휘발성유기화합물 4종, 다환방향족탄화수소 8종 등이다. 2006년부터 인조잔디 운동장 사업이 진행됐지만 2012년이 돼서야 인조잔디 칩에 대한 KS규격이 만들어졌다. 유해성이 확인되고 다시 흙 운동장과 천연잔디가 주목받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기능성 흙 운동장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 역시 교육청·학교와 상담할 때 천연잔디 운동장을 먼저 권하지만 생물이기에 병해충 등 관리 어려움과 유지관리비를 학교 측에서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흙 운동장이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마사토와 규사를 섞어 포설·다짐하는 수준의 현 공사법으로 단시간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 투수가 안 돼 흙 쏠림, 골파임, 날림먼지가 심하다. 세종시 한 대학 캠퍼스는 매년 2000만~3000만 원을 들여 마사토를 추가 포설하는 등 지속적으로 보완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고자 경상대 고분자화학과와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기능성 구장의 마사토 조성물(10-1451039호)'과 '기능성 마사토구장의 시공방법(10-1582350호)' 특허 등록을 통해 지난해 전남 목포 항도초등학교에 첫 시공을 마쳤다. 채거름을 통해 선별한 양질 마사토를 특허받은 천연 액상과 교반·시공해 비가 많이 온 다음날에도 우수한 투·배수 효과를 자랑했다.

단점은 기능성, 친환경 제품이다 보니 기존 마사토 운동장 시공 금액(운동장 ㎡당 4만~4만 5000원 기준)보다 적게는 30%(A 제품 5만 2000원), 많게는 200%(C 제품 8만 7000원)로 비싸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논리는 이렇다.

이 대표는 "좋은 제품을 개발해 수요자 금액에 맞추면 망하는 사업이다. 친환경 제품만 개발하며 미련하리만큼 남들보다 더디게 이 길을 가고 있다. 내 사업이 망하면 친환경 제품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책임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보완에 대한 추가비용 발생을 고려하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고집과 뚝심 하나로 이 외에도 이 대표의 친환경 체육시설 연구개발은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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