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10회 창원코미디아트페스티벌, 27~29일 창원 진해 일원서

"배꼽 잡을 준비 되셨습니까?"

창원코미디아트페스티벌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경남 창원 진해구 일원에서 전 공연 무료로 열린다.

올해 10회를 맞는 창원코미디아트페스티벌은 '웃음으로 또다시 하나로'라는 주제로 작품성 높은 공연물을 소개해 코미디 장르를 특화한 연극 축제다. 진해 극단 고도를 중심으로 출연자와 관객이 서로 소통하는 쌍방향 시민참여 연극제이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코미디 연극, 올해는 총 7팀이 참여해 웃음보따리를 선사한다. 알고 보면 더 즐거운 창원코미디아트페스티벌의 관전포인트를 준비했다.

◇야외에서 만끽하는 웃음보따리 = 이번 코미디축제는 2년전부터 무대로 선정된 진해루가 메인무대다. 진해루는 창원사람들이 많이 찾는 데이트장소 중 한 곳으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일반시민들도 운동하러 찾아오곤 한다.

더욱이 올해는 야외공연을 하기에 좋은 5월 개최하게 됐다. 지난 2년간 세월호, 메르스 사태 등 악조건 탓에 시기가 9, 10월로 넘어갔지만 올해는 악재 없이 공연을 열게 돼 추진위원회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28일 진해루에서 열리는 고재경 마임쇼.

유병철 예술감독은 "옛 진해시 시절 진해만의 차별성 있는 연극을 위해 시작한 코미디아트페스티벌이 벌써 10회를 맞이했다. 10회라는데 의미를 두기보다 작지만 알찬 공연을 준비하고자 노력했다. 진해루 정자에서 연극을 보고, 오다가다 많은 시민들이 연극을 함께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5월에 공연을 연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한다. 그는 "6월과 7월은 장마철이라 야외무대에 언제 비가 떨어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8월에는 폭염, 9월과 10월에는 밤이 되면 바람이 차가워 관중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데 최적의 시기인 5월에 열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28일과 29일 진해 소극장 판에서 열리는 극단 고도의 <불어를 하세요?> 한 장면.

◇웃음에도 품격과 장르가 있다 = 올해 코미디페스티벌은 총 7개 팀이 참가하지만 모두가 웃음만 있는 건 아니다.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공연, 대중적인 공연, 품격 있는 웃음사냥 등으로 이번 페스티벌은 분류 가능하다.

개막작은 연희단거리패의 <방바닥 긁는 남자>다.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인기상을 수상하고 일본 알리스페스티벌 초청작으로 지적인 유머가 다양하게 쏟아진다. 대사마다 적나라하게 현실 부조리를 지적하면서도 이를 코미디 형식으로 표현해 심각함보다는 웃음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이튿날에는 마임공작소 판의 고재경마임쇼가 열린다. 마임이스트 고재경 씨가 무대에 선 뒤에는 지적장애인들이 모인 장애인극단 햇빛촌의 <희망을 기다리며>가 공개된다.

햇빛촌은 도내 유일 장애인 극단으로 전국장애인나눔연극제에서 단체 대상과 연기대상을 수상할만큼 빼어난 연기력을 뽐낸다. 올해 처음으로 진해루 무대에 선다.

27일 공연할 연희단거리패의 <방바닥 긁는 남자> 한 장면.

유일하게 소극장에서 열리는 극단 고도의 <불어를 하세요?>는 블랙코미디다. 극단 고도는 28일과 29일 오후 2시 소극장 판(진해구 이동)에서 소외된 인간들의 억눌린 욕망을 코믹하게 묘사한다. 사회를 풍자한 세계적 극작가 머레이 쉬스갈의 작품.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팀 클라운의 <웃음 마블링>, 제리 아저씨의 <매직쇼-파이도둑을 막아라>와 극단 예도의 <어쩌다 보니>가 진해루 무대에 오른다.

극단 예도는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전국연극제 대상, 연출상, 연기대상, 희곡상을 수상한 연극 <어쩌다 보니>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백두산 정계비를 세우는데 수계를 착각해 조선에 유리한 국경이 설정된 1712년, 조선과 청의 상황에서 헤어날 수 없는 웃음보따리가 이어진다.

이 밖에 28일과 29일 이틀간 '코미디 가면 만들기', '코믹 저금통 만들기', '빙글빙글 바람개비 만들기' 등이 가족체험프로그램으로 진해루 일대에서 열린다.

29일 진해루에서 선보일 극단 예도의 <어쩌다 보니> 한 장면.

◇코미디연극, 세계화를 꿈꾼다 = 올해로 10회를 맞았지만 아직 지역 연극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다. 옛 진해시 시절에는 예산이 8000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통합창원시가 되면서 코미디아트페스티벌은 절반에 가까운 예산 조정이 있었다.

유 감독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은 분명 있다. 하지만 창원코미디아트페스티벌은 전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코미디 연극제로 평가를 받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벤치마킹하면서 코미디연극이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코미디아트페스티벌 앞에 '국제'라는 단어를 달고 무대를 세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19.jpg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