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면 약, 못 쓰면 독…전문가 상의 후 복용해야

초오는 식물분류상 미나리아재빗과 초오속에 속하는 약용 식물인 놋젓가락나물을 가리킨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일반적으로 놋젓가락나물뿐 아니라, 이와 동일한 용도로 쓰이고 있는 같은 속 식물의 뿌리를 통틀어서 초오라고 부르기도 하며, 부자(附子), 오두(烏頭), 천오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천오는 초오를 인공 재배한 것을 가리키며, 초오에 달린 둥근 뿌리를 부자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초오속 식물은 놋젓가락나물, 지라바꽃, 큰바꽃, 왕바꽃, 투구꽃, 노랑돌쩌귀, 섬투구꽃, 진돌쩌귀, 세잎돌쩌귀, 가는돌쩌귀, 민바꽃 등 30종류 정도이며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그늘돌쩌귀이다.

민간에서는 초오를 진통, 진경약으로 신경통이나 신경계통의 질환에 먹거나 바르기도 하며, 발한, 이뇨, 살충약 등에 사용한다. 한방에서는 이외에도 해열, 관절열과 뇌혈관 질환에 사용하지만 독성을 걱정하여 많이 처방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는 예전부터 이러한 치료 효과를 위해 건조한 초오 뿌리를 탕제로 달여 마시거나 환의 형태로 만들어 복용하였다. 그러나 초오는 치료 영역과 독성 영역의 사이가 매우 좁아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 중독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 중독 빈도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민간약으로 복용하거나 초오속 식물의 어린 싹을 봄에 나물로 먹어 중독되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

초오 중독의 임상 양상은 위장관계 초기 증상으로 오심, 구토, 복통, 복부 불편감, 설사 등이 나타난다. 또한 다른 기관의 증상들과 동반해 나타날 수 있는데 심혈관계로는 실신, 저혈압, 흉통, 흉부 불쾌감, 부정맥 등이 중독 증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신경계 증상으로는 마비감, 저린 증상 등과 같이 감각 이상이 발생하며 어지럼증도 발생할 수 있다. 기타 증상으로 드물지만 호흡 곤란이나 오한 증상도 동반된다.

1.jpg
초오 중독은 특별한 해독제가 없으므로 치료의 근간은 보존적 치료이다. 경증 중독의 경우 경과 관찰 및 증상 치료로 충분하지만, 중증 중독의 경우 심혈관계 독성 증상과 신경계 중독 증상이 주로 발생하므로 이들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 심혈관계 독성 평가를 위해 지속적인 심전도 감시가 필요하며, 증상에 따라 약물을 선택한다. 혈압이 낮은 경우 충분한 수액 요법을 시행하며 수액 요법 이후에도 혈압이 감소되어 있는 경우 혈압상승제를 고려한다. 대개 중독으로 인한 직접적인 독성은 24시간 이내에 해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오 중독은 과량 복용 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평상시 식물을 임의로 복용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해야겠다. /강성우(창원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