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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아닌 영업' 요양기관 내모는 복지정책

[몰비춤]프란치스꼬의 집 폐쇄위기…경쟁 부추기는 건보공단

김종현 기자 kimjh@idomin.com 2016년 05월 13일 금요일

정부는 지난 2008년 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늘어나는 노인 의료와 건강서비스를 지원하려는 복지정책이었다. 노인들에게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복지의 대표적 제도라는 평가 속에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장기요양기관과 재가시설 등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장기요양기관이 2008년 8400여 곳에서 2014년 1만 6000곳으로 2배나 늘어났다. 여기에 재가시설 등을 합치면 숫자는 엄청나다.

과당경쟁으로 말미암아 불법행위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 시설 운영자는 "시설끼리 과당경쟁이 심각하다. 한계치에 도달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관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프란치스꼬의 집처럼 건보공단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시설은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란치스꼬의 집에 현장 심사를 갔는데, 어르신 서비스를 정말 잘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것을 증빙할 자료가 부족했다. '선의를 베풀면 된다'는 인식으로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그래서 운영자들 사이에서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것이 현실화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지금은 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을 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하는 실정이다. 정수를 채우고 최소한의 지출을 해야만 살아남는 구조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돈도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경쟁이 심해진 탓에 부정수급액이 급증하고 있다. 부정수급액수는 2012년 94억 원에서 2014년 178억 원으로 늘어났다.

부정수급 유형 중에서 인력배치기준 위반이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프란치스꼬의 집도 이에 해당했다. 인력배치기준 위반은 노인장기요양법에서 정하는 간호사, 물리치료사, 요양보호사 등을 실제 배치인원보다 더 많이 배치했다고 허위청구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에 시설 운영자들은 "적발건수 중에서 특정 사안이 70%를 차지할 정도라면 제도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데도 건보공단은 개정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건보공단 관계자는 "정해진 규정을 지키면 문제가 없다. 연찬회 등을 통해 정보교류를 늘리고 있어 앞으로 적발사례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도입 8년이 지나면서 요양보호사들도 처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주거시설에 소속된 요양보호사는 전반적으로 월급이 150만 원에 못 미치는 열악한 수준이다. 재가시설 소속 요양보호사들 처우는 더욱 열악하다. 노동강도가 높은 편이지만 보조인력이나 대체인력도 부족하다. 일에 대한 낮은 사회적인 인식도 이들을 어렵게 한다. 요양급여 주체는 건보공단인데 요양기관과 요양기관 이용자인 노인을 관리하는 곳은 지자체이다. 이중구조여서 관리 감독에 엇박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자체는 "건보공단에서 결정하는 대로 행정처분만 하기 때문에 우리는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건보공단은 "시군에 권한이 집중돼 있고 공단은 단지 이를 지원하는 형태"라는 상반된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시설 운영자들은 "요양등급 결정과 보험금 지급, 기관평가권 등을 건보공단에서 쥐고 있고, 지자체는 관리감독 행정처분 등을 하기 때문에 우리 처지에서는 슈퍼 갑 2곳을 모시는 셈"이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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