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기초수급자 20명 거처 막막…희망 잃은 직원 '사표' 재단, 양로시설 전환 등 검토

11일 현재 프란치스꼬의 집에는 어르신 60여 명과 직원 50여 명이 있다. 그동안 등급을 받은 30명 정도가 다른 곳으로 옮겼고, 나머지 40여 명은 이달 말까지 전원을 마칠 예정이다.

문제는 등외 판정을 받은 기초생활 수급 어르신 20여 명이다. 이들은 갈 곳이 없다. 이들을 수용할 시설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달 17일 재단 설립 53주년을 맞아 재단 이사장이 등외, 기초수급자 어르신 몇 분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몇몇 어르신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여기가 우리 집인데 어딜 나가나. 못 나간다. 죽어도 집에서 죽어야지 어딜 나가나. 정 어려우면 82일간은 나가 있겠다. 그런데 돌아왔을 때 문이 닫혀 있다면 약 먹고 죽겠다"고 반발했고, 일부 어르신은 실제로 약을 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재단 이사장이 이들을 모실 방법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면서 사태는 진전됐다. 장기요양기관을 반납하고 프란치스꼬의 집 설립 당시와 같은 양로시설로 축소전환하는 것을 염두에 둔 조치다.

'프란치스꼬의 집'이 82일간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자 30여 명의 어르신이 전원하면서 텅빈 병실. /김종현 기자

진주시에 수급자 등을 모실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고, 진주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란치스꼬의 집은 장기요양기관과 노인의료복지시설로 각각 지정돼 있다. 장기요양기관을 반납하더라도 노인의료복지시설을 반납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로시설로 전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법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준영 원장은 "갈 곳 없는 등외 어르신 20여 명은 끝까지 안고 간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발 시에서 방법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어르신 때문에 뒷전으로 밀린 직원들의 고충은 말도 못한다. 전원 사표를 내라고 재단에서 요구했지만 상당수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 직원은 "문은 닫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품고 열심히 일했는데 막막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진주시 관계자는 "사태를 풀고자 (전환을)긍정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일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확인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시는 행정처분만 한 것이다. 시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