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진열축소·발주중단…온라인·편의점 판매중지 선언

불매운동이 성공한 역사가 없는 한국에서 '옥시 불매운동'이 새로운 역사를 쓸지 기대를 받고 있다. 대형상점과 온라인 쇼핑몰 등 유통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옥시 제품 판매 중단이나 취급 축소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판매 경로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3사 "당분간 신규 발주 없을 것" = 9일 경남 한 대형마트 표백제 진열코너에서 옥시제품은 진열대 맨 위를 차지하고 있다. 진열대는 2m 높이로 일반 소비자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에 옥시 제품이 진열돼 있다. 대형마트 3사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옥시 브랜드 제품을 최소 수량만 진열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전국 모든 지점에 옥시 제품을 행사 상품 진열대에서 빼고 일반 진열대에서도 진열 면적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을 통보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옥시 제품 종류는 그대로 두되 진열 수량을 대폭 줄였다. 2주간 매출은 줄었고 신규 발주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최소 진열 지침을 내렸다. 이후 신규 발주는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9일 경남 한 대형마트 표백제 코너에서 진열대 맨 위에 있는 옥시 제품. 2m 높이에 있어 소비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혜영 기자

홈플러스 역시 옥시 상품 진열 면적을 줄이고 행사는 없애기로 했다. 홈플러스 판매 관계자는 "행사 제품 가격이 저렴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옥시 제품을 사던 소비자들이 평소 행사 가격보다 비싸다고 느껴 다른 대체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쇼핑몰·홈쇼핑·편의점 "옥시 제품 거래 종료" = 온라인쇼핑몰 티몬과 쿠팡에서 '옥시크린'과 '옥시싹싹', '물먹는 하마' 등 옥시 제품을 검색하면 '판매 종료 또는 중지돼 해당상품을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이들 업체는 직접 사들인 옥시 제품뿐 아니라 중개 업체가 판매하는 옥시 제품 거래도 모두 종료했다.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홈쇼핑 일부 업체도 옥시 제품 판매 중단에 나섰다. 9일 GS25와 세븐일레븐, CU 등 편의점 3사 역시 옥시 제품의 신규 발주를 중단하고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옥시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옥시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유통 매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옥시는 판매망이 축소되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 검찰 조사 전 '옥시크린'은 시장점유율이 80%였지만 지난 2주간 제품 종류와 유통업체에 따라 전년 대비 최대 53%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