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 예측 실패와 마산해양신도시…결국 자본만 돈버는 콘크리트촌으로

마산해양신도시 진행을 보면 '로켓추진체'가 생각난다. 로켓이 일정한 거리를 날아가면 1단계 추진체가 효력을 다하고 떨어진다. 2·3단계 추진체가 그 뒤를 이어 목적한 지점까지 날아가도록 한다.

마산해양신도시 로켓추진체는 마산항 물동량 증가 예측이 1단계고 가포신항 설치가 2단계며 인공섬 조성이 마지막 3단계다.

해양수산부는 1996년 '마산항 광역개발 기본계획'에서 "2011년 마산항 전체 물동량은 2297만t(유류 제외)으로 전망되는 반면 하역능력은 1209만 5000t으로 1087만 5000t 모자란다"고 밝히면서 "2011년까지 가포동 612번지 일대 바다를 메워 신항을 조성해 초과되는 물동량을 처리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1단계 추진체(물동량 전망치)는 사실과 달랐다. 2011년 실적은 740만t 모자라는 1557만t이고 가포신항이 개장한 2015년에는 이보다 1만t 적은 1556만t이었다. 가포신항은 32% 부풀려진 터무니없는 숫자가 바탕이다.

1단계 추진체는 2단계 추진체(가포신항 설치)로 이어진다. 해수부는 넘치는 물동량을 처리하려면 컨테이너 전용 부두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3만t급 선박이 드나들려면 항로 수심을 13m로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계획보다 3년 늦은 2015년 1월 개장했을 때 가포신항은 이미 컨테이너 전용이 아니었다. 일반 화물도 처리하는 다목적부두로 용도변경이 돼 있었다. 해수부의 2011년 기준 컨테이너 물동량 예측은 15만TEU(1TEU=길이 6.1m짜리 컨테이너 1개)였지만 실적은 7892TEU에 그쳤고 2015년에도 1만 3000TEU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준설토는 돝섬과 신마산 사이에 인공섬(3단계 추진체)을 만드는 데 쓰였다. 선박 크기는 항로 수심과 직결되고 항로 수심은 준설토 규모와 직결된다. 13m 깊이로 파내면 면적이 112만 2000㎡이었다. 시민사회 반대로 12.5m로 낮추니 63만㎡로 50만㎡가 줄었다. 어쩌면 인공섬을 넓히려고 수심 13m를 주장했는지도 모르겠다. 뻘흙은 이미 파냈으니 컨테이너 전용이냐 다목적이냐는 이제 중요하지 않아졌다.

창원시가 그래도 여태까지는 이 인공섬에 아파트를 짓는다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서 바뀌었다. 부영주택이 18~65층 아파트 23채(3928가구)와 15~88층짜리 오피스텔 6채(1863실) 계획을 제안하고 이를 창원시가 줄이라고 역제안하는 과정에서다. 부영은 제안으로 아파트·오피스텔을 기정사실화했고 창원시는 지나치다는 지적으로 생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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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오피스텔을 지어야 자본은 돈이 된다. 목표는 달성됐다. 전혀 없던 아파트 얘기가 한 바퀴 돌고 나니 당연한 사실로 탈바꿈돼 있었다.

역전이나 장터에서 벌어지는 야바위 노름과 비슷하다. 바다가 죽든 말든, 다른 상권·주거지가 텅텅 비든 말든.

옛 마산시는 1994년 '마산시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해양신도시를 처음 구상했다. 1994년은 민자유치촉진법이 제정된 해이기도 하다. 20년 남짓 지난 지금 우리는 그 완성을 보고 있다.

출판국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도서 제작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합니다. 학교와 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문화사업(공연··이벤트 제외)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기자로서 생태·역사 부문 취재도 합니다. 전화는 010-2926-3543입니다. 고맙습니데이~~~
[출판국에서]아무도 안 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비춰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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