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창원 유니시티 청약 열풍 (하) 신중한 선택 필요

창원 유니시티 청약 열풍은 이곳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경남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은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유니시티처럼 인기를 얻는 곳이 있지만, 도심 외곽 아파트들은 미분양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공급 과잉 우려를 낳고 있는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영향을 받아 인기 아파트들의 미래도 무조건 밝게만 내다볼 수는 없다며 계약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수요로 접근 바람직 = 올 들어 경남은 부동산 거래가 줄고,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더구나 2일부터는 갚을 수 있을 만큼 빌리고,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방안도 전국적으로 적용됐다. 이에 부동산 시장도 움츠러드는 모양새이지만, 일부 아파트 분양만 무관한 모습이다.

최근 분양한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50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점 높은 청약통장이 3000만~3500만 원에 거래되고 프리미엄(웃돈)만 최고 1억 원이 붙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경남에서는 유니시티 1·2단지를 포함해 최고 216 대 1 경쟁률을 보인 진주혁신도시 A7블록 대방노블랜드, 5~6월 분양을 앞둔 김해 율하2지구(현대·대우·GS건설), 올 하반기 분양할 유니시티 3·4단지 등에 많은 이가 청약했거나 청약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청약 열풍을 몰고 오는 단지도 있지만, 올봄 창원과 김해 등 도심 외곽에서 분양에 나섰던 단지들은 미분양으로 잔여 가구를 채우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공급 과잉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실제 유니시티 입주가 예정된 2019년 6월 이전에는 창원과 인근 도시에서 아파트 입주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입지 우수성이 있어도 계약자 처지에서 가격 경쟁력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유니시티 입주 시점은 경남에서 사상 최대로 입주 물량이 몰려 있는 시기다. 동시에 입주가 이뤄지는 만큼 투자보다는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주택 장기 보유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 교수는 "경기 조정 국면에서 여러 단지 입주가 겹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주택시장도 조정 장세로 들어간다고 볼 때 단기 프리미엄을 염두에 둔 투자는 상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 양극화가 나타나면서 특정 아파트 쏠림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착시 현상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비용 부담 괜찮을까 = 한편에는 인기 아파트 단지가 실수요자인 지역민에게 엄청난 금융 비용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프리미엄을 노려도 분양권 전매 제한 1년 동안 대출이자 등 위험한 선택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정상철 창신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실상 3.3㎡당 분양가 1400만 원이고, 계약금 20%만 해도 초기에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다. 84㎡ 기준으로 9200만 원을 바로 내야 한다. 지금은 피부로 와 닿지 않지만, 실수요자도 힘들 수 있다"면서 "유니시티는 기대 심리가 너무 커 모두 충족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1년 뒤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투자자도 큰 프리미엄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벌써 유니시티 1·2단지에는 "동·호수 상관 없이 프리미엄 2500만 원"이라는 얘기를 공인중개사에게서 들을 수 있다. "경쟁률을 보니 가점 높은 창원시민 청약통장은 모두 들어간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반분양(전용면적 85㎡ 이하) 가구 40%는 가점제로 뽑고, 60%는 추첨제(85㎡ 초과는 모두 추첨제)여서 청약자 일부는 이를 기대하는 눈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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