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백경권 씨 진주 기념관서'동백아가씨'등 헌정 음악회

"작곡가 백영호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곡가 백영호를 기리는 음악회가 지난달 28일 저녁 경남 진주시 서울내과에 마련된 백영호기념관에서 열렸다. 서울내과의원은 백영호 작곡가의 장남 백경권 씨가 원장으로, 백 원장이 아버지를 기려 지난 1997년 병원 안에 기념관을 만들었다.

백 원장은 백영호 작곡가가 지난 2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로부터 명예의전당에 헌정된 것을 기념해 이번 '명예의전당 헌정 기념 음악회'를 주최했다.

1964년 발표된 이미자의 대표곡 '동백아가씨'를 비롯해 '추억의 소야곡', '비 내리는 명동 거리', '해운대 에레지' 등 4000여 곡을 남긴 백영호 작곡가는 1920년 부산에서 태어나고 서울 등지에서 활동하며 1994년 '서울 정도 600년 자랑스런 서울 시민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진주에서 마지막 삶을 보냈고, 2003년 84세를 일기로 타계해 사천에서 영원히 잠들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백영호 작곡가의 아들 백경권 원장이 음악회에 앞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

이에 대해 백 원장은 1962년 세상을 떠난 가수 남인수를 언급했다.

"'추억의 소야곡'으로 아버지는 단번에 히트 작곡가가 되셨고 남인수 선생도 재기에 성공했죠. 남인수 선생이 세상을 떠난 것을 많이 그리워하면서 진주에 터를 잡게 됐습니다. 물론 어머니 가족들이 사천, 진주에 살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어요."

이날 음악회에는 2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했는데 대부분 백영호 작곡가의 생전 노래를 기억하는 50대에서 70대였다.

음악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많은 인원이 참석하면서 앉을 자리가 없어 뒤에서 음악회를 즐기는 이도 있었다.

음악회는 백영호 작곡가가 타계하기 전 모습이 담긴 방송영상으로 시작했다. 이후 백 원장과 그의 아들이자 백영호 작곡가의 손자인 백치웅 씨가 노래를 불렀다. 한국가창협회 성정숙 이사가 백영호 작곡가의 많은 히트곡을 노래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가수 장사익 씨는 지난 2월 성대결절로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일부 관객은 장 씨의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없는 점과 장소가 협소해 불편을 느끼는 점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백 원장은 이번 음악회를 열며 아버지를 추억했다. 그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음악에 관한 집념이 강하셨고 무명시절 고생을 많이 하기도 했다. '동백아가씨'가 성공하면서 시기, 질투를 많이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히 '동백아가씨'가 금지곡으로 선정된 것은 시기와 질투가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1966년 박정희 정권 시절 금지곡이 됐다. 근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미자 씨가 부르는 '동백아가씨'를 듣고 싶어 직접 불러서 들은 적이 있다는 뒷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면서 "사회풍조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고 밝혔다.

음악회를 마친 뒤 백 원장은 "엄하면서도 자식들을 온전히 믿었던 아버지를 많은 이들이 아직도 기억해줘서 행복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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