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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대우조선해양 '독자 생존'이 관건

[몰비춤]구조조정 늪에 빠진 거제-대우조선해양 앞날은

이시우 기자 hbjunsa@idomin.com 2016년 04월 29일 금요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 '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하루 뒤인 27일 거제는 뒤숭숭했다. 국내 조선해양 빅 3사 중에서도 이번 구조조정 향배를 가늠할 핵심 기업으로 떠오른 대우조선해양은 삼성과 합병설, 사업 부문 축소설 등 각종 부정적 전망에 휩싸여 회사 내부와 인근 옥포·아주동 분위기는 더 어두웠다.

실제 지난 26일 회의에서 정부는 소유주가 있는 현대·삼성중공업에는 채권단과 상의 뒤 이행계획을 내라는 수준이었지만, 대우조선해양을 향한 요구는 강도가 더 높았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회의 직후 "정부와 채권단이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있거나 현재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소유주가 있는 대형사를 상대로 기업 간 자율이 아닌 정부 주도로 합병을 강제하거나 사업부문 간 통폐합 등 소위 '빅딜'을 추진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한 방법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추가 자구계획을 수립하고 현대·삼성중공업도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산업은행이 각각 경영개선 계획을 받아 이행 여부를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거제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줄을 선 모습, 지난 26일 경남도청에서 금속노조가 중형 조선소 회생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모습, 대우조선해양 독에서 선박 건조 작업을 하는 모습, 28일 거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선해양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긴급 대책회의' 모습. /이시우 기자·연합뉴스

회의에 앞서 일부 매체는 조선 빅 3 중 2곳은 해양플랜트에서 손을 떼게 하고 나머지 두 곳은 대형 상선과 LNG 운반선 등으로 특화하는 것이 구조조정 방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군함·잠수함(특수선) 분야만 한진중공업·현대중공업 특수선 분야와 합쳐 특화하는 STX조선 식의 사업 규모 축소(다운사이징)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임 위원장 발언은 최소한 정부 주도의 인위적인 사업 부문 조정과 인수·합병(M&A)은 없을 것임을 확인시켜줬다.

이를 접한 대우조선해양 직원과 인근 거제 옥포·아주동 주민은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7일 "온갖 예측 기사가 쏟아져 솔직히 제법 불안했다. 다행히 인위적인 인수·합병과 사업 분야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해서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위원장 발언을 말 그대로만 받아들일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요구한 자구책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현 정권이 정부 손에 직접 피를 묻히지는 않겠지만 대주주·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두 국책은행으로 하여금 협력사뿐만 아니라 정규직 감원을 포함한 상당 수준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여의치 않으면 인수·합병 혹은 사업 분야별 대규모 조정 카드를 다시 꺼낼지 모른다는 전망도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산업은행에 제출한 경영 정상화 방안에 따라 자산 3587억 원 매각, 임원과 부장급 간부 중심 인력 감축 709명, 원가 개선으로 3000억 원 수익성을 개선했다.

이후 자구책을 두고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8일 "현재 50조 원 규모의 2년 반 정도 일감이 남아 있다. 적자 규모를 키운 기존 65%에 이르던 해양플랜트 생산 비율을 40%로 낮췄다. 해양플랜트 수주 잔량이 18척인데, 올 9월까지 9척을 인도해 유동성 위기 해소에 나서겠다. 9척에 투입된 물량팀 중심 1만여 명도 자동 감축된다. 여기에 연간 정년 퇴직자가 1000여 명이어서 이 자동 감원을 고려하면 2019년까지 해양플랜트 대규모 수주 이전인 2011년 인력 수준(3만 5000명)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9월까지 해양플랜트 9척을 인도하면 선주사의 인도 지연 보상금 요구 같은 변수가 없어지고 10조 원가량 현금이 들어와 부채를 확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미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에 둔 구조조정 칼을 뽑아든 정부가 이 방안에 만족할까? 긍정적으로만 보기에는 경영 상황이 너무 안 좋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조 471억 원 적자(법인세 차감 뒤 당기순손실 3조 3066억 원)를 냈다. 자본금 4364억 원, 자산 19조 558억 원, 부채 18조 6193억 원으로 2015년 12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4265%에 이른다. 여기에 금융권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약 21조 7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두 국책은행이 16조 6000억 원을 안고 있다. 국책은행 부실 주요 원인인 셈이다.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에 따르면 5월 말까지 더 강도 높은 자구 방안을 채권단이 받고, 정부는 4월부터 7월까지 대기업 정기 신용위험 평가를 마무리해서 부실징후기업을 선정한다.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부실징후기업을 선정하는 7월이 또 한 차례 '위기의 달'이 될 수 있다. 여소야대 형국인 20대 국회(6월 1일 개원)가 얼마나 빨리 상임위를 꾸려 관련 논의를 어떻게 끌고 갈지도,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사업 분야를 유지하면서 독자 생존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주요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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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기자

    • 이시우 기자
  • 직전 자치행정1부(정치부) 도의회.정당 담당 기자로 일하다가 최근 경제부 (옛 창원지역) 대기업/창원상의/중소기업청 경남지역본부/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등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