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고심 끝에 자민련의 교섭단체를 받아들였으나 김종호 총재권한대행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못마땅한 심기를 표출했다.

정창화 총무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이 불가피하게 자민련을 인정했지만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오늘도 본회의 사회를 봐야할 김종호 부의장이 대표연설을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민련 의원수가 부족해 김종필 명예총재와 이한동 총리, 김종호 부의장이 각각 과기정통위와 보건복지위·외교통상위 간사를 할 수밖에 없는 웃지못할 상황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장광근 수석 부대변인도 “국회부의장이 단상에서 연설을 하는 것은 주례가 신랑자리에 서는 것과 같아 정상으로 비쳐지겠느냐”면서 자민련 지도부에 대해 “앞으로는 김종필 간사, 이한동 간사, 김종호 간사라고 불러 달라”고 비꼬았다.

권철현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내고 김 대행이 안기부 자금사건을 `대표적인 정치부패 사례'로 규정한 데 대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금을 받고도) 정권이 보호대상으로 규정해 리스트에서도 빼줬던 사람이 할 소리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구조조정 실패, 기업퇴출 실패, 공적자금 투명공개, 교원정년 단축, 보안법 개정문제 등 많은 주장이 우리와 유사하다”며 “그런데도 권력의 맛이 그렇게도 좋아 민주당과 정책공조를 하는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김영환 대변인은 “국민의 다양한 요구와 바람을 생생하게 전달했다”면서 “정치안정을 통한 경제회생에 중점을 두면서 우리 당과의 공조를 재확인하고 성공적 공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 대행이 제시한 `경제살리기'를 위한 다양한 진단과 처방은 우리 당의 입장과 같은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충언, 국가보안법 개정문제를 둘러싼 부분적 이견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대화와 조정을 통해 합리적 결론을 도출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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