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가에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는 가수 백지영 관련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방송가의 한탕주의·한건주의에 또다시 한숨이 나온다.

홍석천의 ‘커밍 아웃’ 선언 당시 MBC와 KBS는 “더 이상 우리 방송사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했으면서도 일부 시트콤에서는 동성연애자 캐릭터에 캐스팅해 한사람의 성적 정체성 찾기를 한낱 웃음거리로 만들더니 일명 ‘B양 비디오’가 세간에 오르내리고 난 후에는 본격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방송 3사의 연예정보프로그램에서는 백지영 비디오에 관한 보도를 한다는 명목으로 비디오 내용을 부분적으로 공개하기도 하고, 기자회견장의 모습을 재탕 삼탕 우려먹었다. 오는 8일 케이블 TV 한 오락채널 코미디 방송사의 <김미화쇼>에서는 ‘살사의 여왕 백지영의 못다한 이야기’를 방영한다는 것이다. 공중파를 타는 것은 아니고 비디오 파문이 일어나기 전에 녹화를 마친 것이라지만 프로그램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공영방송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게릴라 콘서트’에서 비밀리에 백지영 콘서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 게시판에는 이를 확인하는 글들과 함께 네티즌들의 비난섞인 말들이 올라와 있다.

“누굴 위해 하는 것입니까· 백지영의 화려한 재기· MBC의 시청률·”(GOGH0930)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해 백지영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저의 아닙니까· 정말 실망입니다”(필하모닉) 등의 글들이 올라와 있는 것. 이에 따라 제작진은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가수들의 눈물어린 홍보와 감동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이는 이 ‘백지영 프로젝트’를, 여기에 ‘시청률’이라는 거대한 유혹을 어떻게 과감히 뿌리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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