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금액 미미·이용자 감소 이유 내달 15일까지 운영…고객들 "은근슬쩍 상품 가격 올리는 것 아니냐"우려

홈플러스가 업계 1위인 이마트를 겨냥해 2013년 시행한 '차액 보상제'를 3년 만에 폐지한다. 홈플러스는 실효성 없는 가격 경쟁보다 품질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품질 개선에 기대 가격만 오를까 우려하고 있다.

차액보상제는 고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2000개 생필품(신선식품·식료품·일상용품) 가격을 이마트 온라인 몰과 매일 비교해 홈플러스가 비싸면 차액을 현금 쿠폰으로 발행해 고객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100원에서 최대 1만 원까지 보상한다.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2007년까지 대부분 차액보상제를 운영했지만 고객이 경쟁사 영수증을 가져오거나 조사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실효는 없었다. 홈플러스는 자발적으로 가격을 비교해 보상을 해준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초반에는 큰 효과를 봤다. 홈플러스는 2013년 5월, 자발적 차액 보상제를 시행 한 달 후 6월 매출이 기존점포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늘고 온라인마트 매출도 32% 느는 등 업계 최저가 전략이 주효한 듯했다.

하지만 유통업계 내 격한 경쟁으로 점차 가격은 비슷해지고 '10원 전쟁'으로 치달았다. 여기에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에 맞서 대형마트는 최저가 전략을 펼쳐 출혈 경쟁은 더 심화했다.

경남 창원시에 거주하는 한 30대 주부는 "차액 보상 쿠폰을 받아봐도 기껏해야 100원이거나 1000원을 넘긴 적이 없다. 한 달 내 쿠폰을 사용해야 하지만 깜빡하거나 쿠폰을 잃어버려 한 번도 보상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은 차액보상 금액이 점점 적어지고 이용 고객 수가 턱없이 줄어 효과적인 마트 유인책이 못돼 내달 15일까지 운영 후 폐지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마케팅 비용 등을 절약해 신선식품류를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반응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보상제는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체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경남에 있는 한 홈플러스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가격 경쟁보다 품질을 우선한다는 말이 은근슬쩍 가격을 올리겠다는 말로 들린다"며 "품질은 두 눈 부릅뜨고 찾아야 할 정도로 조금 개선하고서 가격만 눈에 띄게 오를까 우려된다. 홈플러스에서 생필품 가격을 올리면 경쟁 대형마트도 가격 기준이 달라질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홈플러스의 최대주주가 영국 테스코에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바뀌면서 수익을 늘리고자 무리한 출혈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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