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시인 시집 〈깐다〉 발간

삶이 시에 배어 있다.

이상호(46·사진) 시인이 9년여 만에 시집 <깐다>(갈무리, 7000원)를 냈다. 2007년 첫 시집 <개미집>을 낸 후 2번째다.

첫 시집을 낼 때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했던 시인은 산업재해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고, 최근에는 몸을 추스른 후 지난 2012년부터 독서논술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비정규직, 고된 노동, 함께하는 동료, 산업재해로 겪는 아픔 등을 노래했던 시인은 이제 새로운 직업을 가지면서 겪는 일들을 소재로 한 시를 적고 있다. 일하는 환경만 바뀌었을 뿐, 이웃과 가족 등에 대한 따뜻한 관심의 글은 변함이 없다. '참 글', '수업시간', '학습지 교사' 등의 제목으로 글을 가르치면서 겪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자신이 가르친 어르신,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 등의 이야기를 쉽게 공감할 수 있게 적었다.

표제시인 '깐다'는 어르신의 고단한 삶을 노래한다. "손 영감님/골목길에 퍼질러 앉아/오늘도 전선을 깐다//명예퇴직으로 까이고/경비직에서 까이고/이젠/할머니에게서도 까였는지//입 앙다물고/까이고 까인 삶에서/한 푼이라도 벌어 볼 양//시커먼 속 같은/ 시커먼 전선만/까고/또/깐다//"

이 시인은 "일상에서 부딪히는 삶의 모습, 이 시대 노동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 이번 시집에는 어르신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노인 문제에 더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시인은 1999년 제11회 '들불문학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남작가회의 회원, '객토' 문학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