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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원도심 매력 삼행시로 지어볼까요

[2016 해딴에 이야기]창원 진전중 산해진미 나들이

김훤주 기자 pole@idomin.com 2016년 04월 25일 월요일

지난 11일 창원 진전중학교 1학년과 3학년 학생 38명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 원도심 일대 나들이에 나섰다. 창원시와 창원도시재생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산해진미 관광 네트워크 조성 탐방대' 활동 가운데 하나다. △창원 원도심 관광 활성화 △도시재생사업(창동예술촌 조성, 여러 골목길 꾸미기 등) 홍보 △주민 참여형 탐방 루트 개발 등이 목표다.

학생들이 돌아볼 지역은 무학산 기슭 서원곡 관해정에서 마산 앞바다 어시장까지를 아우른다. 역사적으로는 1760년 마산조창이 설치된 이래 도시를 이루며 살기 시작한 옛 도심이 되겠다. 원래 민의소로 쓰였으나 일제강점기 여러 공연을 하던 공락관이 됐다가 1950년 한국전쟁 직후 보도연맹 사람들을 이승만 정부가 바다에 수장하기 전에 가둬두었던 옛 시민극장처럼 근·현대 역사가 어린 건물이 적지 않고 요즘 들어 꾸려진 창동예술촌·오동동 문화의 거리, 위안부 소녀상의 인권자주평화다짐비도 있다.

창원 진전중학교 학생들이 관해정 대청마루에서 '관해정'을 주제로 삼행시를 짓고 있다.

진전중 학생들의 산해진미 탐방은 서원곡 들머리에서 시작했다. 옛날 최치원이 잔질하며 노닐던 너럭바위를 지나 관해정으로 들어갔다. 임진왜란이 끝난 1600년대 지어진 정자인데, 창녕·함안에서 선량한 목민관으로 이름높던 한강 정구를 위해 동학·제자들이 마련한 건물이다. 건물 크기가 얼마인지 헤아려보고 정문이 왜 솟을대문인지 익힌 다음 뒤뜰로 가서 1880년대 관해정을 새로 고쳐 지었다는 한자를 바위에서 찾아보았다. 아는 한자를 한 번 찾아보라 했더니 다들 고개를 길게 빼고 이것, 저것, 하며 가리킨다. 가장 많이 아홉 글자를 찾은 아이에게는 간단한 선물이 주어졌다. 다음은 관해정 대청마루에 올라 '삼행시 쓰기'다. 주제는 당연히 '관해정'. 아이들은 짧게나마 시를 지어보며 옛적 선비들이 여기서 마산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시회를 즐기던 모습을 나름 상상해볼 수 있었을까.

버스를 타고 마산박물관 앞으로 가서 일제강점기 신마산 일대 일본 사람들을 위해 만든 정수장터를 지나 임항선 그린웨이를 따라 짧게 걸었다. 그러고는 마산에서 가장 먼저 들어선 대자유치원과 옛날 어른들이 땅콩·오징어를 먹으며 영화를 봤던 강남극장 자리를 지났다. 이어 들어선 창동예술촌은 여러 분야 예술가들이 입주해 있기에 공예 체험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은 네 모둠으로 나뉘어 창동갤러리에서 일러스트 액세서리(오소점빵 구소희)·캘리그래프(예쁜글씨POP 서지회)·석고 방향제(옴샨티 송민영)·냅킨아트(오월이네 박혜영) 만들기를 했다. 나름 진지하고 한편으로 즐거운 한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일러스트 액세서리 만들기를 하고 있다.

두툼한 생고기로 푸짐한 돼지 두루치기를 내놓은 쌍둥이집에서 점심을 먹은 아이들은 곧바로 창동·오동동 일대 근·현대 역사문화 유적 찾기에 나섰다. 둘씩 셋씩 짝을 지어 나섰는데 다들 즐거운 표정들이다. 보통 역사문화탐방이라면 정해진 코스를 따라 앞에서 어른이 설명을 하고 아이들은 뒤따라가며 듣는 수동적이고 딱딱한 풍경을 떠올린다. 하지만 미션 수행식으로 풀어놓으면 아이들은 스스로 자발성을 내어 콧등에 땀이 맺히도록 뛰어다닌다. 그러면서 때로는 묻고 때로는 두리번거리고 때로는 지도를 보며 찾는다. 능동적·적극적으로 자기 일을 할 수 있을 때 크게 재미를 느끼는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정해진 시간이 흐른 뒤 아고라광장에 모여서 가장 빨리 가장 많이 미션 수행을 한 팀을 학년별로 하나씩 골라 선물을 안겼다. 이어서 진행하는 미션 수행에 따른 문제 풀이는 곧바로 창동과 오동동 일대에 어떤 역사가 담겨 있는지를 알려주는 과정이다. 다음으로 창원도시재생지원센터 교육실로 옮겨 간단하게 '산해진미 도전 골든벨'을 진행했다. 오늘 하루 웃고 즐기며 익힌 내용을 테스트하는 과정이었는데 열 문제 가운데 아홉을 맞힌 1학년 한 명과 3학년 한 명이 가장 성적이 좋다. 남은 선물이 하나뿐이라 둘을 불러내 가위바위보로 정하자 했더니 3학년이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양보하겠단다. 전혀 뜻밖이라 "왜?" 물었더니 "동생이잖아요" 한다. 작지만 감동이다. 이런 사정을 일러주니 아이들은 '우와' 함성과 함께 손뼉을 크게 쳤다.

'산해진미 도전 골든벨'에 참여한 학생들.

손뼉 소리를 잠재우고 엽서 쓰기를 했다. 창원도시재생지원센터는 '느린 우체통'을 두고 있다. '연이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 배달되고 '달이 우체통'에 넣으면 한 달 뒤 받을 수 있다. 창동·오동동·어시장 등 원도심에서 누렸던 즐거움을 한 번 더 떠올리고 추억하도록 만드는 장치다. 아이들은 서툰 글씨로 꾹꾹 눌러쓴 다음 받을 주소까지 적어서 내어놓았다.

학교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대신 아이들 손은 체험 결과물을 들고 가기에 그렇지 않다. 아이들과 같이 버스에 올라타면서 둘러보니 한결같이 함박웃음이 크게 내어 걸린 얼굴들이다. 아이들은 오늘 하루 즐겁게 뛰어다니며 둘러본 마산 원도심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기억할 것이다.

관해정에서 어시장에 이르는 공간은 아기자기한 역사·문화적 사실과 그런 사실들이 자아내는 즐거움·재미로 가득 차 있다. 먹을거리도 끼니와 간식을 가리지 않고 두루 갖춰져 있다. 개별로 가족별로 단체로 와서 체험할 거리도 마련돼 있다. 창원도시재생지원센터(055-247-0141~2)는 이런 '산해진미 탐방' 루트를 알차게 꾸리는 한편 널리 알리고 안내하는 일을 한다.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학생들.
학생들이 '느린 우체통'에 엽서를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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