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품에 이중삼중 붙인 가격 스티커 탓 비난 사더니…이번에는 개별 숫자 잘라 덕지덕지 붙여 표시해 논란

유니클로(UNIQLO) 가격 정책 신뢰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유니클로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진행한 할인 행사에서 재고품 가격표를 떼어 보니 더 싼 가격이 적혀 있어 여론의 비난을 산 바 있다. 이번에도 이중삼중 덧붙인 가격표 스티커 때문에 소비자 신뢰를 잃고 있다.

황수경(가명·27·경남 창원시) 씨는 지난 15일 도내 백화점에 입점한 유니클로 매장에서 바지를 1만 9900원에 샀다. 원래 가격이 궁금했던 황 씨는 세일가격 스티커를 뜯었다가 1만 원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 황 씨는 지난해 '유니클로, 더 비싼 할인 행사' 기사가 떠올라 홈페이지에 바로 항의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유니클로 매장에 확인한 결과, 황 씨가 구입한 바지는 올해 봄 신상품인 '드레이프 이지 팬츠'로 정상가격은 3만 9900원이지만 바지 색상에 따라 2만 9900원과 1만 9900원에 전국 동시 세일 중인 상품이었다.

몇 차례 세일을 진행한 재고상품이 아님에도 1만 9900원 가격표 스티커 아래 1만 원 스티커가 붙어 있는 이유는 뭘까?

유니클로 상품에 붙은 1만 9900원 가격표시 스티커 밑에 1만 원 스티커가 있다. 매장 측은 '10,000' 위에 '9,900' 스티커를 덧붙여 '19,900'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자

황당하게도 해당 유니클로 매장 점장은 "'19,900' 스티커가 없어 '10,000' 스티커에 '9,900원' 스티커를 잘라붙여 소비자가 1만 9900원으로 인식하게끔 조합했다. 소비자로서는 오해를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세일 가격 스티커 여유분이 없을 때는 특정 숫자만 잘라붙이기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매장에서는 여러 종류 다수 상품의 가격표에 조각조각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예를 들면 황 씨 사례와 달리 '29,900' 스티커에 '1'만 잘라 '2'에 덮어 붙여 '19,900'을 완성하는 식이다.

유니클로 해명을 들은 황 씨는 "백화점에 입점한 국제기업인 유니클로의 변명 치고는 너무 궁색하다. 숫자 조합으로 할인 가격을 표시하는데 소비자 관점에서 표시 가격이 어떻게 적정 가격인지 신뢰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유통업체 관계자 역시 "실수로 한두 개 제품에 다른 가격 스티커가 붙어 있거나 임시방편으로 조합 스티커를 활용할 수 있지만 여러 종류에서 다수 제품이 스티커 조합 상태라면 정책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니클로 측은 "스티커 조합 가격 표시는 해당 매장의 분명한 잘못"이라고 인정하며 관리를 강화하고 교육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 유니클로 상품에 붙은 1만 9900원 가격표시 스티커 밑에 1만 원 스티커가 있다. 매장 측은 '10,000' 위에 '9,900' 스티커를 덧붙여 '19,900'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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