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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길에서 만난 사람들]남해군 부촌 금포마을 어민들

'물메기·마늘·일조량' 으뜸…그물 손질 중 '툭'던진 말 고향 사랑·자부심 엿보여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6년 04월 18일 월요일

바래길 3코스 중 금포마을에서 어슬렁거리다 포구 앞에서 어민 두 분을 만난다. 너른 콘크리트 바닥에 그물을 널어놓고 손질을 하고 있다. 창고 안에 켜둔 카세트 플레이어에서는 성인가요 메들리가 요란하다.

"이 그물로 뭐 잡는기라예?"

"이거는 고기를 직접 잡는 게 아니고 유도 그물! 고기를 유인하는 기라."

"그라믄 배가 끌고 댕기야겠네요."

"아이지. 이건 고정이고. 고기는 앞에 장애물에 부딪히면 무조건 깊은 데로 가는 습성이 있다고. 잡는 그물은 깊은 쪽으로 또 설치를 한다고. 무슨 말인지 알겠지?"

"아아. 유도그물, 잡는 그물이 따로 있구나~."

"노는그물도 따로 있어."

"노는그물은 또 뭡니꺼?"

"운동장."(지금껏 아무 말씀 없으시던 다른 어민이 딱 한마디 거들며 한 말이다. 그러고 그는 다시 말이 없다.)

"운동장처럼 고기들 그 안에서 좀 움직이그로 하는 거."

"아아."

"요즘 고기는 똑똑해서 그물코를 세고 다닌다고. 하나 둘 셋 넷."

"진짜요?"

"하하하. 그 정도로 영리하다는 이야기라."

"이 동네 물메기 많이 난다 카던데요."

"그렇지, 그렇지."

"이 그물로 물메기 잡는가요?"

"아니 아니, 물메기는 저거, 저기 통발로!"

"아아."

"타지역은 모르겠고 적어도 남해로 봐서는 이 동네가 최초로 만들었거든. 통발을. 그분이 돌아가셨는데 살아계셨으면 90이 넘으셨을 기라. 그 영감이 새끼줄을 꼬아서 통발을 만들어 봤거든. 그러니까 고기가 잡히더라 이기라. 이 동네 나름의 그런 전통이 있다 보니까, 저 앞에 보이는 배가 전부 물메기 잡는 배라."

"전부 다요?"

"전부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은 두 달 동안 작업하면 경비 빼고 일 년 쓸 돈이 나와. 딱 그것만 하고 안 하지. 고마 농사나 짓고."

"농사도 제법 잘 짓는 것 같던데요. 오다 보니 여기 밭에 마늘이 참 좋던데요."

"마늘도 좋지. 금포마늘 하면은 밭마늘이기 때문에 단단하다고."

"마늘이 남해에서 여기 품질이 제일 좋아."(아까 한마디 거들던 그 어민이 이 대목에서 다시 한마디 거들었다.)

"다른 데는 다 논마늘인데 여긴 밭마늘이라."

"이야~ 좋은 동네네요."

"우리 동네니까 내가 자랑 좀 더해야겠다. 겨울 되면은 일조량이 여기가 제일 많다고. 또 여기는 눈이 안 와. 상주에는 와도 여기는 안 와."

"금산 때문에요?"

"그런 면도 있지만, 내가 오지 마라 그랬지!"

"하하하."

유쾌한 대화가 끝나고 우리는 잠시 바다를 같이 바라본다. 성인가요 메들리는 더욱 신이 나서 쿵쾅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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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