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촬영팀이 창녕군 계성면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촬영팀은 이튿날부터 꼬박 1주일간에 걸친 긴 시간 저희 면사무소를 찾아 온 '견공 면식이' 사연을 담아내는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면식이가 계성면사무소에 오게 된 사연부터 그동안의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반추해서 촬영했습니다. 우리 계성면사무소 직원들 그리고 방문 민원인들과 지낸 5개월여 과정을 전부 재연해 촬영한 것이었죠. 촬영 과정에서 면식이가 주인을 찾아온 것을 기특하게 생각해 면내 17개 마을이장이 "집 나간 개 주인을 찾는다"는 마을방송을 하고 면사무소에서 제작한 주인을 찾는 전단 1000장도 면내 전 가구에 배포하였으나 아직 주인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온 수의사가 면식이 피를 채혈해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 검사를 하고 광견병 예방접종은 물론 진드기 기피제를 바르고 영양제까지 투약했습니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검사결과 면식이의 건강상태가 지극히 정상적이며 양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면사무소 직원들과 생활하면서 면식이를 잘 돌보아주었다는 것이 입증된 셈입니다.

그러고 보니 녀석은 그동안 직원들의 손길 속에 지난해 10월 23일 처음 왔을 때보다 표정도 밝아지고 살이 포동포동 쪘습니다. 촬영은 단순하게 유기견 한 마리가 계성면사무소를 찾아온 과정을 그린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 저희 직원의 살뜰한 동물사랑과 동료애, 면식이와 함께 친절한 관공서로 거듭난 계성면사무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깁니다. 이번에 제대로 우리 계성면을 홍보하는 기회도 된 셈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면사무소를 찾아온 유기견 한 마리 때문에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진 것입니다.

촬영 마지막 날 경기도 포천에서 가져온 개집은 면식이에게는 그야말로 대궐 같은 집이었습니다. 개집의 명패도 '면식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개집에 들어가 보는 것이 아직은 다소 어색해 보였지만 녀석도 싫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먹이를 넣어주자 들락날락 드나드는 모습을 보니 제 집인 걸 아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마도 서서히 적응해 갈 것입니다.

녀석의 목줄에는 금색 명찰도 하나 달렸습니다. '면식이'라고 쓰여 있고 연락 전화번호는 면장인 제 전화번호가 박혔습니다. 제가 이제 면식이 견주가 된 셈입니다. 지난주 토요일 오전 5시께 화왕산 자하곡 약수터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앞으로 당신이 발령이 나서 다른 곳으로 가면 면식이는 어떻게 합니까?"라고 묻더군요. 지금까지 그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바로 답하기가 난감했습니다. 면식이를 그대로 계성면사무소에 두고 가야 하나 아니면 발령난 곳으로 데려가야 하나? "대답은 유보"로 다음에 생각해 보겠습니다.

촬영 마지막 날 대궐 같은 면식이 집 앞에서 직원들이 현관 계단에 앉아 앞으로 면식이와 함께할 것을 다짐하면서 마무리 멘트로 "계성면사무소는 면식이가 지키고, 면식이는 계성면사무소 직원들이 지킨다. 면식이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7일간의 긴 촬영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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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촬영으로 아니 면식이를 만나면서 생명 사랑과 상생, 공무원으로서 주민에 대한 친절과 애정, 이런 것들을 다시 되새기게 됐습니다. 면식이를 만나고 또 촬영을 하면서 소소한 행복도 느꼈습니다. 아무튼 이번에 견공 면식이 사연이 촬영된 방영은 이달 하순경에 된다고 하니 많은 분께서 시청해 보실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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