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동구밖 생태 역사교실] (2) 합천·통영

◇생태체험 - 합천 나무실마을~정양늪

쑥은 쑥쑥 잘 자라서 쑥이란다.

쑥이 몸에 좋은 까닭은 이른 시기 봄 기운을 한껏 빨아들이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쑥은 중금속 같은 나쁜 성분도 잘 흡수한다. 같은 쑥이라도 차량 통행이 많은 길가나 매연이 심한 공장지대 또는 먼지가 많은 주택가에서 캔 것은 환영받지 못하는 까닭이다.

3월 26일 오전 10시 30분 즈음 완월·성동·중리·진해·다문화·샘바위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경남 합천군 가회면 중촌리 나무실마을에 도착했다. 둘셋씩 팀을 이뤄 숲과 들판과 언덕배기를 돌아다니며 이제 막 싹을 내민 쑥을 캐담기 위해서였다.

합천군 가회면 중촌리 나무실마을 밭두렁에서 쑥을 캐는 아이들과 선생님.

나무실마을은 개울도 물도 들판도 산비탈도 다 좋다. 쑥 캐기로 보면 하루에 자동차가 보통 10대도 다니지 않는 동네여서 가장 좋다.

쑥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이번 기회에 몸으로 눈으로 알게 되면 그만이니까.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능숙해졌다.

어떤 아이는 쑥이 어디에 많은지 찾아내고 다른 친구들은 찾아낸 거기에 가서 캐 담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는 팀도 있었다.

아이들은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두산중공업 사회봉사단 선생님들과 함께 다들 봉지 가득 수북하게 쑥을 캐담았다. 몇몇 팀은 봉지가 하나로 모자라 하나 더 받아 가기도 했다. 달래나 머위를 용케 찾아내거나 봇도랑에서 도롱뇽알을 발견하고는 집어들고 신기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1시간 남짓 지난 뒤 누가 많이 잘 캤나 품평을 했다. 아동센터·두산중 선생님들이 심판을 맡았는데 많기는 두 번째지만 잡티가 적은 팀이 으뜸을 했고 잡티는 좀 많아도 양은 가장 많은 팀이 버금을 했다. 두 팀 아이들에게는 쥐꼬리장학금이 주어졌다.

아이들이 합천 정양늪에서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점심을 먹은 다음에는 합천읍 들머리 정양늪을 찾았다. 가는 버스 안에서 습지에 이처럼 많은 생물들이 모여 사는 까닭이 바로 물과 그 물에 젖은 땅 덕분이라는 얘기를 들려줬다. 사람도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듯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며, 물과 땅이 만나야 곡식을 비롯한 여러 먹을거리들이 자라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정양늪은 황강 물줄기 여러 습지 가운데 살아남은 녀석이다. 금개구리를 비롯한 우리나라 고유 생물들이 많이 살고 있다. 나무덱과 황톳길·흙길 등도 잘 갖춰 사람과도 어울리도록 돼 있다. 기러기·오리 같은 겨울철새는 대부분 가고 없는 가운데 수달·물자라·부들·줄·마름 등등 습지에서 자라는 생물들을 알아봤다. 흥미를 더하기 위해 미션 수행 방식으로 진행했다. 아이들은 물 위로 나 있는 나무덱을 따라 신나게 오가며 문제 풀이를 했고 벼의 조상이 줄이라는 사실이나 마름에 열리는 물밤의 실제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합천 정양늪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안내판을 보면서 미션 수행을 하고 있다.

◇역사체험 - 통영 당포성~삼덕항 돌벅수~통제영

3월 역사탐방은 통영이다.

경화·참살이·좋은씨앗교실·메아리·에디슨·해피타임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3월은 어디를 가도 좋다. 삼덕항이 내려다보이는 당포성 언덕에는 쑥·냉이 등 봄나물이 지천으로 돋아나고, 산들산들 부는 바람은 가파른 능선을 오르기에 적당하게 시원했다.

그림처럼 펼쳐지는 삼덕항을 배경으로 "야 경치 좋다~"를 연발하며 다들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느라 여념이 없다. 통영은 아이들에게도 친근한 곳이다. 대부분 부모들과 한두 번은 다녀왔다지만 정작 당포성은 모른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지나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멋진 곳이 있는지 몰랐다고들 한다.

성곽 가운데 즈음 계단에 옹기종기 모여 바닷가 사람들의 삶을 얘기했다. 한없이 평화로워보이지만 바다가 터전이었던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팠는지 아이들이 어떻게 짐작이라도 할 수 있으랴! 먹고살기 위해 거친 파도와 싸우고 끊임없이 침략하는 왜구와 맞서야 했던 흔적이 당포성이고 삼덕항 돌벅수라고 들려줬다.

통영시 삼덕항 돌벅수 앞에서 소원을 빌어보는 아이들.

당포성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샛길로 내려오면 근처에 조그만 돌벅수 한 쌍이 있다. 목에 걸린 커다란 돼지뼈와 시들지 않은 채 흩어져 있는 대추와 과일 조각으로 보아 제사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다. 예전보다는 살기가 훨씬 좋아졌다지만 사람들의 일상에는 늘 염원해야 할 일이 끊임없이 생기기 마련이다. 아이들도 벅수 앞에 서서 소망 하나씩을 빌었다.

벅수는 남녀로 짝을 이루고 있다.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는 문제를 냈더니 반반이다. 정답을 맞힌 아이 중에 한 여학생이 이유를 아주 또록또록하게 설명한다. 한쪽은 머리를 묶은 것처럼 단정하고 다른 한쪽은 상투를 했거나 갓쓴 모습이라고. 우와, 대단하다! 어찌 그냥 있을쏘냐, 당연히 쥐꼬리 만하지만 장학금이 주어졌다.

바다를 뒤로하고 최영 장군 승전지인 통영 당포성을 오르는 아이들.

점심을 먹고는 통제영이다. 도시 이름 '통영'이 통제영에서 왔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무척 신기해한다. 사실 이것 하나만 알아도 오늘 탐방은 성공이다. 두산중공업 선생님들과 팀을 이룬 친구들은 넓은 통제영을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따라다니느라 헉헉거렸다. 그래도 즐거운 표정들이다.

통영 통제영에서 석인을 살펴보며 미션수행을 하는 모습.

통제영의 중심 건물인 세병관은 보수하는 중이어서 보지 못해 좀 아쉬웠다. 그래도 아이들은 다음에 통제영을 다시 찾으면 아마 좀더 남다르게 보게 되리라. 통제영 입구에 모여 앉아 '도전, 골든벨!'을 했다. 우리나라 성과 일본 성의 차이, 나무로 만든 성을 무엇이라 하는지, 공격하는 장소, '세병관'에 담긴 뜻, 통제영이 오늘날은 무엇인지, 엽전을 찍어냈던 장소 등등을 맞히는 문제로 하루 일정을 돌아봤다. 역사탐방을 즐길 줄 아는 아이들, '완전 짱이다!!' 

통영 통제영 입구 망일루 앞에서 단체 사진 찰칵.

※이 기획은 두산중공업과 함께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