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로타바이러스 4명 감염·전국 3년 사이 3배 늘어
보건당국 안일한 인식 도마에…전문가 "규정 강화해야"

산후조리원 허술한 위생 관리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보건 당국의 안일한 인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신생아 한 명이 로타바이러스(Rotavirus)에 감염된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산후조리원에서 감염자 세 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로타바이러스는 장염바이러스의 하나로 오염된 음식이나 손, 입, 대변 접촉으로 감염된다. 1~3일간 잠복기를 거쳐 구토, 발열, 복통, 설사, 탈수증세를 보이고 심한 경우 경기를 일으킬 수 있다. 가장 큰 위험성은 감염자 절반가량은 증세가 없어 감염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생아실을 폐쇄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 감염이 끝나기도 한다.

해당 조리원 신생아실에서 지난달 한 신생아가 혈변을 보이는 등 로타바이러스 의심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로타바이러스 확진을 받았다. 이후 전체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감염 검사에서 세 명의 추가 감염 사실이 드러났다. 추가 감염 신생아들은 특별한 증세가 없었고 2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간호사와 부모 외 외부인과 접촉이 없는 신생아실에서 같은 시기 로타바이러스 감염자가 4명이나 돼 산후조리원 위생관리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산후조리원 측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같은 건물 병원 관계자는 "감염 경로가 다양해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다.

산후조리원에서 전염병에 감염된 사례는 최근 3년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 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산후조리원 전염병 발생 인원 및 행정처분 결과'를 보면 2013년 49명, 2014년 88명, 2015년 6월까지 270명이 전염병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6개월 사이 5.5배가 증가했다. 특히 로타바이러스 감염은 2013년 15명에서 2015년 6월까지 41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고 폐렴과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RSV바이러스는 같은 기간 3명에서 96명으로 32배, 감기는 같은 기간 11명에서 57명으로 5.6배 늘었다.

관련법 위반으로 말미암은 산후조리원 행정 처분 현황은 전염병 증가가 산후조리원 관리 허술 때문이라는 지적을 뒷받침한다. 2011년 36건이던 행정처분 사례는 2014년 87건으로 2.4배 증가했으며 2015년 상반기에만 77건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 당국의 안일한 인식도 문제다. 마산보건소 관계자는 로타바이러스 발생 소식을 듣고는 "열 명 정도 집단으로 증세를 보일 때 신고해야 하는 지정감염병으로 한두 명 개별 발생 때는 굳이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며 "감기처럼 신생아에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으로 위험성이 적다. 2차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기에 해당 산후조리원에 위생 관리에 주의하라는 지시만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고 의무가 없고 증세가 흔하더라도 전염병 발생을 별것 아닌 것으로 여기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한 의료 전문가는 "보건 당국조차 의지가 없으니 산후조리원 시스템이 느슨하게 돌아가고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철저한 출입자 관리와 근무자 건강관리 등 산후조리원 전염병 관리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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