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 3월 치 회의

"자치단체가 어떤 사안을 발표했을 때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 진의를 확인하고 보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문 독자들로 구성된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변기수)는 지난 4일 오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3월 치 지면 평가회의를 열었다.

지면평가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경남도민일보가 특정 이슈는 제대로 취재 보도하고 있지만 자치단체 발표 등 일부 사안은 관성적으로 받아쓰는 것을 비롯해 고민없이 가볍게 여기는 듯한 태도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민 위원 = 3월 4일 자 5면 '은행 ATM 기기 장애인 이용 불편 여전' 기사. 경남장애인권리옹호네트워크라는 단체에서 조사한 경남 도내 ATM 기기의 장애인 접근성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전달한 기사다. 은행 영업점들의 고객 대상 업무 시간이 짧아진 상황에서 ATM 기기는 대체 수단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편의가 제공되는 기기가 많지 않아서 불편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 타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등 금융 업무를 부탁하는 경우가 발생해 사고가 생기기도 한다. 기사에 이어 7일 자 11면 사설 '금융기관, 장애인 접근성 높여야', 11일 자 9면 기사 '장애인 ATM 이용 편의성 높이겠다', 11면 취재노트 '나름 뿌듯했던 소통'으로 후속 보도가 이어져 좋았다.

◇김정남 위원 = 3월 2일 자 1면 '정치는 우리 일 스스로 판단해야' 기사.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과정을 보기 위해 국회에 갔던 고등학생의 느낀 점을 사실적으로 전달한 기사다. 청소년들은 공부만 하면 된다는 인식 때문에 선거권을 갖는 20대가 되어도 사회를 잘 모르고 정치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다. 해당 학생은 직접 국회를 경험함으로써 중요한 체험 수업이 됐음을 잘 전달해줬다. 이번에 첫 선거를 하는 학생이나 젊은이들에게 정치를 이해하고, 투표를 하는 교육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좋은 기사였다.

◇김휘진 위원 = 3월 31일 자 15면 '대학생이 쓰는 대학생 이야기-새내기의 자격' 기사. 대학생들이 신문을 보지 않는 이유를 '공감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학생들 자신의 이야기를 쓰게 했다는 점에서 격한 박수를 보낸다. 좋은 시도이며 반드시 좋은 성과가 나기를 바란다. 기사 내용에서 언급한 새내기의 다섯 가지 특권, 어쩌면 시기가 가장 적절한 때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학교가 개강한 지 한 달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적응하기 어려운 학생도 있을 것이고, 고민이 많은 학생도 있을 것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이 많으며, 새내기가 아니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기사다. 편집자 의도처럼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고, 다섯 가지 모두 선배가 후배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 같은 이야기이며, 학년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학생이 읽었으면 하는 의미 있는 기사였다.

◇노동현 위원 = 3월 10일 자 2면 '도 서부권에 공공의료시설 설치 검토' 기사. 전현숙 도의원의 도정질문에 강호동 복지보건국장이 "지역 의료 수요와 의료진 수급, 시설, 장비, 사업비 등을 검토해 신규 의료시설 설치하는 방안 또는 기존 의료기관을 지역 거점병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연구해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이 한 말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선거용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선거를 앞두고 여당 총선 후보들이 무상급식을 공약하는 것과 똑같은 행태일 뿐이다.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의 발언 배경과 진실성을 추궁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3월 11일 자 2면 '경남도 의료급여 관리로 31억 절감' 기사와 3월 24일 자 13면 '고성군 의료급여 진료비 감소 도내 1위' 기사. 경남도의 의료급여관리사 45명이 관리 대상자들의 삶의 질을 높였다는 대목에 대한 추가 취재가 필요해 보인다. 장기 입원자 선도를 통해 퇴원된 549명 중 단 한 명의 삶의 질이라도 높이려면 경남도나 의료급여관리사가 한 일이 무엇인지 취재해야 한다. 또 의료급여 진료비 감소가 도내 지자체 간에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고성군이 도내 1위 한 것을 자랑한 듯한 기사가 몹시 거북스럽다. 고성군이 의료급여 분담금 1억 7000만 원 절감해서 그것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취재해주기 바란다.

◇변기수 위원 = 3월 9일 자 2면 '마산 해양 신도시' 관련 기사. 마산 해양신도시 사업은 도시계획에 의해 진행된 사업이 아니고 마산항 준설 과정에서 나온 준설토 처리 방안으로 공유수면을 메워 인공섬을 조성하기로 해 계획 없이 생겨난 것이다. 해양신도시는 시민사회단체가 전문가들과 토론회에서 꾸준하게 환경오염과 구도심 공동화 문제를 제기했으나 창원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결국 주택사업 전문기업이 개발사업을 주도하게 됨으로써 우려가 현실로 진행되고 있다. 시민단체가 제안한 환경친화적인 개발 계획서와 창원시 계획서를 사진으로 비교해 시민 이해를 높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변재훈 위원 = 3월 3일 자 8면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 매각 계약' 기사. 두산인프라코어는 3월 2일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에 공작기계 사업 부문을 1조 1300억 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 공작기계사업을 하는 기업은 현대위아(주),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해 중소기업까지 10여 개 업체가 있다. 실질적으로 제조업을 하는 기업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노동자 고용 안정도 도모하고 도내 하청업체 물량도 유지될 텐데 이번 매각 진행 방향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두산은 과거 대우중공업의 공작기계, 방위산업 등 4개 부문을 인수해서 이번에 많은 이익을 보고 매각하는 셈이다.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이다. 인수 절차와 금액 등 좀 더 심층적인 취재 보도가 필요하다.

◇성춘석 위원 = 3월 25일 자 1·18면 '이색적인 건축 도자 미술관, 한계를 넘어라' 기사. 미술전문가와 현 클레이아크 최정은 관장을 인터뷰해 10주년을 맞은 클레이아크(Clayarech) 김해미술관의 현재적 평가와 미래를 전망한, 한걸음 더 들어간 깊이 있는 기사였다. 기사 포커스는 전문성이냐 대중성이냐의 관점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그래픽을 통해 연도별 관람객 수와 소장 작품수, 가격을 잘 설명해줬다. 아쉬웠던 점은 이 미술관이 탄생하는 과정의 출발점이 됐던 김해시 입장과 김해시의회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더 나이가 일반 시민들 생각은 어떤지 들어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것이다.

최근 창원시에는 마산 앞바다에 만들어진 인공섬에 구겐하임 같은 세계적인 미술관을 지을 것이라 한다. 가능할는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정말 건립한다고 하면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보다 훨씬 더 큰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21세기는 문화예술의 시대라 한다. 문화예술 행정은 언론 감시가 많이 필요한 분야다.

◇신순정 위원 = 3월 16일 자 8면 '방위산업 집중 육성 방산클러스터 창립총회 개최' 기사.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가 개최한 방위산업클러스터 창립총회 소식을 전하는 기사다. 경남지역 방위산업체는 전국 95개 방산지정업체 중 33개이며 비중은 35%, 전국 방위산업 매출액의 65%에 이른다. 경남은 방산 지정업체와 협력업체, 연구기관이 밀집한 국내 최대 방위산업 집적지다. 성장 한계와 위기 등 방위산업의 현주소를 바탕으로 방산클러스터의 필요성, 나아갈 방향 등도 짚어줬으면 한다.

◇출석 위원 = 김상민·김정남·노동현·변기수·변재훈·성춘석.

◇보고서 제출 위원 = 김상민·김정남·김휘진·노동현·변기수·변재훈·성춘석·신순정.

◇참관 데스크 = 이원정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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