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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개발도 좋지만, 서민 삶 위한 약속은...

국회의원이란? (2) 중개업자가 아니다

이승환 기자 hwan@idomin.com 2016년 04월 04일 월요일

총선에 나선 후보가 앞세우는 공약은 대체로 지역 개발이다. 유치, 조성, 건설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당선되면 대규모 산업단지나 신도시, 특정시설 등을 지역에 넣겠다는 큰소리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지역 개발 공약이 전혀 근거 없는 '허세'는 아니다. 개발은 결국 행정과 예산 문제다. 행정으로 근거를 만들고 예산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행정과 예산 배정에 개입할 수 있다. 행정 개입은 개발 주체가 될 지방자치단체와 협조, 제도 정비 등 지원 근거 마련으로 가능하다. 예산 심의권은 국회 주요 권한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권한은 국가 사무 단위에서 작동해야 한다. 자기 지역구 개발에만 몰두하라고 있는 권한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정부 예산을 지역 또는 개발업자에게 연결하는 '중개업자'가 아니다. 후보마다 앞세우는 유치, 조성, 건설 등을 아예 배제한 '대표 공약'을 질문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김재경(새누리당·진주 을) 후보 답변은 질문 의도에서 벗어난다. '우주 관측 및 연구개발 단지 조성'은 답변에서 아예 빼달라는 항목에 해당한다. 강주열(무소속·진주 을) 후보 답변인 '어린이 전문 도서관 건립'은 애매한 면이 있다. 도서관 건립 지원 근거를 만들겠다는 뜻이라면 설문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역구에 도서관을 짓겠다는 답이라면 질문을 잘못 읽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립 청소년진로정보교육센터 설치'라고 쓴 황윤영(무소속·양산 을) 후보도 비슷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노동계 의제를 언급한 후보가 8명이다. 먼저 '해고 요건 강화'를 내세운 후보가 3명이다. 강기윤(새누리당·창원 성산)·노회찬(정의당·창원 성산)·이길종(무소속·거제) 후보 등이다. 노동계가 주요 지지 기반인 노회찬·이길종 후보가 노동자를 보호하는 '해고 요건 강화'를 내세우는 것은 자연스럽다. 새누리당 소속인 강기윤 후보 공약으로는 낯설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대체로 국내 고용 환경이 경직돼 고용자가 불리하다고 보는 쪽이다.

김성찬(새누리당·창원 진해) 후보 답변인 '노동시장 구조 개혁으로 일자리 확대'에서 '구조 개혁'이 '해고 요건 강화'와 맞서는 개념이다. 새누리당 후보로서 내세울 만한 공약인 셈이다. 어쨌든 강기윤 후보가 야권 후보와 구별하기 어려운 공약을 내놓는 것은 창원 성산 선거구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성산구 유권자 구성에서 노동자 지분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이 밖에 '노동시간 단축'을 공약한 이원희(노동당·창원 마산합포) 후보, '최저임금 현실화'를 내세운 송인배(더민주·양산 갑)·최연길(국민의당·창원 진해) 후보가 노동계 의제를 언급했다. 서형수(더민주·양산 을) 후보는 '청년법 제정'을 약속했다. 청년고용의무제(고용 인원의 3% 이상), 공공기관 신규 채용 우선 적용 등 내용으로 보면 노동계 의제로도 분류할 수 있다.

농업 관련 공약을 답한 후보는 6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영훈(진주 갑) 후보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 서소연(진주 을) 후보는 '농업 자조금 확대'를 약속했다.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에 출마하는 엄용수(새누리당) 후보는 '농산물 적정 생산량 관리 체계 구축', 이구녕(무소속) 후보는 '농민 보호 수당 20만 원 지급'을 제시했다.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에 출마하는 윤석준(국민의당) 후보는 '원산지 표시제 강화' 등, 김홍업(무소속) 후보는 '농자재 관련 제품 구입비 50% 이상 인하'를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가 '무상급식'만큼 눈여겨보는 정책이 '누리과정'이다. 영유아 보육·교육 지원을 장담한 정부가 일을 교육청에 떠넘기면서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누리과정은 교육 복지 정책이면서 정부 실정을 비판할 수 있는 의제다. 김기운(더민주·창원 의창)·박남현(더민주·창원 마산합포) 후보가 누리과정 정상화를 공약했다.

앞서 당선 이후 제정(개정)할 법안으로 '무상급식'을 언급하지 않은 더민주 후보는 이번 질문에서 '학교급식법' 개정을 약속했다. 민홍철(김해 갑)·변광용(거제) 후보가 해당한다.

느닷없이 핵을 언급한 후보가 2명이나 있다. 한경수(공화당·창원 의창)·김충근(무소속, 밀양·의령·함안·창녕) 후보다. 한 후보는 창원시를 '박정희 시티'로 개명하고 핵무기 개발업체를 창원공단에 유치하겠다고 답했다. 김충근 후보는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핵무장 촉구 특별법 추진을 공약했다.

최두성(무소속·김해 갑) 후보는 '국민이 국회의원을 신뢰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답했는데 수혜자를 '모든 국회의원'이라고 썼다. 유권자를 위한 공약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김종혁(무소속·거제) 후보는 거창하게 '조선업 부활'을 내세웠다.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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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1월부터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 일을 맡았습니다. 상담은 010-3593-5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