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거제 황금고디탕

A: "고디가 참 맛있어요."

B: "네? 고디라고요??"

A: "올갱이 국밥, 안 먹어봤어요?"

B: "네. 그게 뭐죠??"

'고디', '올갱이', '대사리'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 바로 다슬기다. 경상도에서 '고디', 충청도에서 '올갱이', 전라도에서 '대사리'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면서, 친숙한 음식재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남 거제문화예술회관 인근에 고디탕으로 알려진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았다.

▲부추, 배추, 대파 등이 들어간 다슬기탕.

거제 장승포동에 있는 '황금고디탕'이다. 성군순(54) 사장은 지난 1998년 이곳으로 와서 20년 가까이 다슬기탕을 만들고 있다. 성 사장은 "경북 상주가 고향이다. 대구에서는 다슬기를 '사고디'라고 불렀다. 옛날 시골에서 자주 먹었던 것이다. IMF 경제 위기 때 남편이 대구에서 사업을 하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낚시를 즐기던 남편은 거제 외도, 지심도와 가까이 있는 이곳을 자주 찾았었다고. 새로운 정착지로 제주와 거제 중 고민하던 부부는 고향과 조금 더 가까운 거제를 택했다. 고향에서 맛봤던 다슬기탕을 함께 만들어 손님들에게 내놨다.

인근에 조선소가 많아서 해장을 할 수 있는 메뉴를 골랐다. 전국에서 오는 다양한 관광객과 조선소 직원들에게 색다른 음식이 통하리라 생각했다. 처음에는 다슬기탕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했다. 그런데 이것저것 많은 메뉴를 내놓느라 바쁘고, 주 메뉴인 다슬기탕에 소홀해져서 다슬기탕에 집중하는 메뉴로 바꿨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성군순 사장은 대구에서는 다슬기를 '사고디'라고 불렀다고 한다.

음식점을 시작하면서 고마운 손님들도 많이 만났다. 한 손님은 김치 담그는 비법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약초 달인 물을 넣어서 무김치를 만들었다. 지금도 이 손님은 종종 식당을 찾으며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대표 메뉴를 주문했다. 다슬기탕과 생선이 함께 나오는 메뉴다. 탕에 든 다슬기는 국내산과 외국산이 섞여 있다. 탕을 만드는 육수는 100% 국내산 다슬기만을 이용한다고 했다. 진한 맛을 내고자 잔 다슬기를 푹 끓여서 육수를 만들고 있다고. 다슬기탕에는 다슬기와 함께 부추, 배추, 대파 등이 들었다. 국물을 한 입 먹으니 다슬기 알맹이가 간간이 씹혔다. 진한 국물 맛을 보니 왜 해장국으로 선호하는지 십분 이해가 됐다.

탕과 함께 나온 생선을 보고 놀랐다. 1인 상에 생선이 3마리나 나왔다. '빨간 고기'로 흔히 알려진 열기어 튀김이다. 통째로 바삭하게 튀겨진 생선이 고소하고 담백했다. 한 사람당 3마리의 물고기를 먹게 된 데는 사연이 있었다. 처음에 한 마리만 상에 올렸더니, 더 달라고 하는 이들이 많아서 한 마리씩 추가됐다고. 조선소에서 단체로 식당을 찾을 때 직원들이 상사 눈치를 보느라 생선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아예 1인당 생선 3마리로 해서 내놓으니 만족도가 높았다고 했다. 반찬은 배추김치, 무김치, 멸치, 시금치나물 등이 올랐는데 정갈했다. 손님에게 배웠다는 아삭한 무김치는 한 번 더 손이 갔다.

성 사장은 "도롯가에서 테이블 몇 개로 시작했던 식당이 점점 넓어졌다. 작년과 올해는 거제시에서 모범업소로 추천해서 베스트(BEST) 10에 들었다. 식당 인근에 유람선 터미널이 있어서 주말에는 손님이 많다. 처음에는 고디를 몰랐던 손님들도 이제 단골이 됐다. 해장국이 필요해서 포장해가는 손님도 늘었다. 꾸준히 성실하게 식당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탕과 함께 1인 상에 생선이 3마리나 나왔다. '빨간 고기'로 흔히 알려진 열기어 튀김이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다슬기탕+생선 1만 원 △다슬기탕 7000원 △다슬기 비빔밥 7000원 △다슬기 수제비 5000원 △다슬기 무침 (중) 1만 원, (대) 2만 원.

◇위치: 거제시 장승포동 460-12.

◇전화: 055-681-5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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