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내 예술단체 8개 뽑아 지역별 1~3차례 방문 교향악·국악·연극·뮤지컬·마당극 등 다채로운 공연
대부분 '단발성'아쉬움…도립예술단 필요성 제기

경남도민예술단(이하 도민예술단)이 문화소외 시·군 순회공연을 오는 4월 1일 시작한다. 올해로 4년째 운영되는 도민예술단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공연과 다양한 장르로 도민들을 찾아간다.

지난 2월 도민예술단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 및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블루시티관현악단, 가야심포니오케스트라, 창원국악관현악단, (사)경남국악관현악단 휴, 극단 예도, 경남예술극단, 극단 번작이, 큰들문화예술센터 등 8개 예술단을 구성했다.

△예산은 동결, 공연은 더 다양하게 = 도민예술단은 올해 예산 5억 원으로 운영된다. 지난해와 같은 예산이지만 더 다양한 장르로 문화소외 지역을 찾아간다. 지난해 도민예술단은 4개 예술단이 시·군을 돌며 15회 공연을 진행했다. 반면, 올해는 지난해 운영실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8개 예술단이 24회 공연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큰들문화센터의 마당극 〈백의종군 이순신〉

그간 주로 음악분야(교향악, 합창단, 국악) 예술단을 운영했지만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도민들의 갈증이 있었다. 이에 올해는 교향악, 국악은 물론 연극, 뮤지컬, 다원(마당극) 등 다양한 장르 및 예술단 선정으로 색다른 문화공연을 제공한다.

민정식 경남도 문화예술과장은 "지난해 4개 예술단으로 구성된 도민예술단이 문화소외지역에서 공연하면서 도민의 만족도가 높았다"면서 "앞으로 도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다양한 시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 문화예술과 박숙경 주무관은 "도민예술단이 문화소외지역에서 다양한 공연을 했지만 더 색다른 공연을 즐기고자 하는 주문이 많았다"면서 "이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다양한 공연으로 문화소외지역의 갈증을 풀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경남국악관현악단 휴의 공연 모습.

△아쉬움이 여전한 도민예술단의 한계 = 다양한 공연을 통해 각 지역을 찾아다니는 도민예술단이지만 여전히 문화예술을 즐길 기회는 적다.

우선, 올해 14개 시·군에서 도민예술단이 공연하지만 대부분 단발성 행사에 그친다. 통영, 사천, 밀양, 거제, 양산은 한 차례, 의령, 창녕, 남해, 하동, 산청, 함양, 거창, 합천은 두 차례, 고성만이 3차례 공연 일정이 잡혔다. 많게는 3차례, 적게는 한 차례 공연으로 소외지역이 문화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을까?

더불어 경남을 대표하는 예술단의 부재도 여전히 아쉽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 2013년 도립교향악단 혹은 합창단과 같은 도 대표 예술단체를 창립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창립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예술단체를 선정해 단발성 공연만 진행 중이다.

당연히 도를 대표하는 예술단체의 부재는 도내에서 음악을 전공한 이들의 일자리 부재로 이어진다. 도내에는 경남대, 경상대, 인제대, 창원대, 창신대, 한국국제대 등 6개 대학이 음악전공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창원대 무용과까지 포함하면 7개 학과에서 매해 졸업생이 나오지만 취업과 이어지긴 어려운 상황이다.

극단 예도의 연극 〈선녀씨 이야기〉

한 예술계 관계자는 "학과를 졸업하는 대학(원)생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피아노 강사라든지 학원을 개업하는 일이 잦아진다. 대구나 부산 등지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있고, 유학을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다"면서 "도내에서 키워낸 인재들은 결국 외지로 빠지거나 직업은 있지만 직장은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도립예술단 창립, 대안은? = 문화예술계에서는 도립예술단 창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남도는 도립예술단 창립과 관련한 예산과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립예술단으로 운영하면 지금보다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예산 투입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무시할 순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화계 일각에서는 김해시립예술단이나 진주시립교향악단처럼 비상임단체로 운영하면 예산을 줄일 수 있다고 반박한다. 합창단과 가야금연주단을 운영하는 김해시립예술단은 두 단체 모두 비상임단체로 운영하고 있다. 합창단은 7억 3300만 원, 가야금연주단은 5억 7000만 원으로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또 예술단을 운영하는 대부분 광역자치단체들은 한두 곳만을 운영한다. 지금보다 많은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지만 막대한 예산이 쓰인다고는 보기 어렵다.

제주예술단의 경우 합창단과 교향악단을 운영하고 있다. 두 예술단 모두 상임단체로서 한 해 예산이 약 52억 원 투입된다. 하지만 찾아가는 음악회와 기획 공연, 비정기 공연을 합쳐 50회 이상 도민들과 함께한다.

도립제주예술단의 관계자는 "꼭 상임단체로 운영할 필요는 없다. 비상임단체로 운영하면서 차근차근 상임단체로 전환해도 늦지 않다"면서 "도를 대표하는 색을 찾아 운영한다면 도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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