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개관 10주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2006년 3월 24일 경남 김해시 진례면에 문을 연 미술관은 개관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클레이아크'라는 단어부터 생소했다. '클레이(Clay)'는 '흙', '아크(Arch)'는 '건축(architecture)'이라는 뜻이다. 흙으로 빚어낸 도자와 건축을 결합한 전문 미술관은 전국 최초고, 세계적으로도 최초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이색적인 곳으로 호응 받기도 하고, 낯선 곳으로 거리감을 느끼기도 하는 곳이다. 공립미술관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10주년 이후 어떤 미술관으로 자리 매김해야 할까.

◇연간 10만 명이 찾는 미술관 = 개관 당시 미술관 연 관람 인원은 10만 2846명. 그러나 2009년부터 6만 명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시 내용이 어렵다'는 반응이 두드러졌다.

건축 도자라는 전문성을 가지면서 일반인도 호응할 수 있는 전시로 다시 관람객을 붙잡았다. 2012년 도시 한옥을 보여주는 '컨템포러리 한옥', 2013년 김해 진례의 일상과 건축을 다양한 시각에서 펼쳐보인 '진례다반사' 등의 전시를 거치면서, 관람객은 10만 명 수준으로 회복됐다. 지난해 관람객은 10만 3792명으로, 경남 지역 공립미술관 가운데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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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3월 문을 연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도자와 건축을 결합한 전문 미술관이다. 사진은 개관 10주년 기념 '건축 도자-어스(Earth·흙, 지구)' 전시 중 '흙으로부터: 진앙_Spectrum(스펙트럼)'을 주제로 한 오유경 작가 작품. /김구연 기자

◇전문성이냐 대중성이냐 =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앞으로 '전문성'에 더 무게를 둔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정은 관장은 "전문성을 토대로 대중 인지도도 높아졌다고 본다. 이벤트, 교육 사업 등을 확대하면서 재미있는 미술관, 즐길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고자 했다. 고민 끝에 우리 미술관이 마니아층과 끈끈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술관 밖' 사람들 반응은 다르다. 여전히 일반인과 지역 예술인에게는 미술관이 '너무나 먼 당신'이기에, 더 친숙한 기획 전시를 하고 대중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한길 (사)김해도예협회 이사장은 "도예인도 어렵고 낯선 전시가 많다. 미술관에서 대중적인 전시를 더 많이 열어야 한다. 또 지역 작가에게도 전시 기회가 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지적한다.

◇'건축 도자'는 장점이자 단점 = 건축 도자라는 주제로 한정된 미술관이어서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사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도자와 건축을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풀어내는 혁신적인 전시를 선보였다. 전국적으로 건축가들이 클레이아크에서 전시를 해보고 싶어 할 정도로 인지도도 높아졌다. 하지만 앞으로 10년이 걱정되기도 한다. 도자와 건축이 만나는 접점이 너무 협소해서 현대미술의 확장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김준기(전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미술평론가는 "미술관은 시민에게 다양한 문화를 소개해야 한다. 건축과 도예만 소개하는 것은 불균형을 가져온다. 아예 미술관을 김해시립미술관으로 바꿔서 여러 가지 역할 중 건축과 도예에 특성이 있다고 하면 어떨까"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최 관장은 "전국 시·도립미술관이 비슷한 전시를 한다. 건축 도자라는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운영이 더 어려웠을 것이라 본다. 이 주제를 지켜가면서, 주제와 관련한 파생되는 것들로 확장해나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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