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경 시인, 등단 20여년 만에 <노래가 있는 제국>출간

"시의 순정한 세계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정이경(60·사진) 시인이 등단한 지 20년이 훌쩍 지나서 첫 시집 <노래가 있는 제국>을 냈다.

시인은 자신이 가장 먼저 접한 문예지 <심상>을 통해 등단했다. 지난 1994년 '그대 고향에는' 등의 작품으로 신인상에 당선됐다.

시인은 더 좋은 시를 쓰기 위해 꾸준히 공부를 했고, 자연스럽게 시집을 내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흘렀다.

오래전 플로피 디스크에 모아뒀던 시는 세월을 견뎌내지 못하고 몽땅 사라졌다. 하지만, 묵묵히 20년 이상 써 온 시를 모았다. 70여 편을 가려 뽑아서 이번에 선보였다.

제1부 '그리운 제국', 제2부 '들여다보다', 제3부 '붕박걸에서 자라다', 제4부 '오래된 사운드트랙'으로 묶었다.

시인은 편안하게 읽히는 시를 꺼내 보이며 시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황치복 문학평론가는 "시인의 시적 지향은 '시의 제국'을 향한 갈망으로 수렴된다. 그곳은 신성한 언어의 세계로 세워진 사원이기에 '부끄러운 고백'이나 '뒤통수가 간지러운 말들'은 모두 추방돼야 하는 순정한 시의 세계로 구축된 성이다"라고 평했다.

시인은 가족, 고향, 산 등을 통해 시의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산을 좋아하는 시인은 앞으로 산행 시집도 낼 예정이다. 지리산 종주를 하며, 마음을 닦아 왔기에 이를 시로 표현하는 작업도 본격화하고 싶어 했다. 이번 시집에서도 '밋밋한 생은 슬프다', '넘어야 할 때가 있다' 등의 시에서 산을 노래하고 있다.

정 시인은 현재 심상시인회, 경남문인협회, 경남시인협회 회원이다.

'가향' 동인으로 활동하는 시인은 경남문학관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159쪽, 고요아침,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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