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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입 속에서 터지는 봄바다

[경남맛집]창원 진동면 '이층횟집'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2016년 03월 22일 화요일

미더덕을 수확하는 바닷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리다. 고기잡이배와 등대가 보이는 어촌 풍경이 정겨워 보인다. 미더덕은 미더덕축제가 열리는 다음 달에 대거 수확되지만, 이달 초 미리 이곳을 방문했다. 사시사철 미더덕 덮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다. 제철에 미더덕을 급랭해 잘 저장해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바닷가 초입에 있는 '이층횟집'이다. 지금은 미리 예약을 하면 제철 미더덕을 맛볼 수 있다.

가게는 60년 전통을 자랑한다. 원래는 가게 바로 앞이 나루터였다. 배가 드나들 때 사람들의 왕래가 잦으면서 이곳에서 과일, 쌀 등을 판 게 가게의 시작이 됐다. 2층으로 된 일본식 목조건물이어서 '이층횟집'으로 이름 붙였다. 당시 삼진면(진동·진전·진북면)에서 최초의 2층집이었다고. 지금은 다다미방을 현대식 방으로 고쳤지만, 큰 골격은 그대로다. 직사각형으로 기다란 모양이다. 처음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테이블 2∼3개가 다인 줄 알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단체모임에도 가능한 큰 방이 있다.

'이층횟집' 입구 모습.

▲밥 위에 미더덕, 날치 알, 김 가루가 올려져 나온 '미더덕 덮밥'.

조영조(45)·김은주(44) 부부가 3대째 이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가게를 찾은 날 방학을 맞은 아들이 가게 일을 돕고 있었다. 2대 조승환(74) 씨도 가게에서 만날 수 있었다. 조 씨는 2012년 서울에서 열린 농어촌 요리 경연대회에서 덮밥 대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옛날에는 미더덕을 된장에 넣어 먹고, 작은 미더덕만 먹고 큰 것은 버렸다. 그런데 그게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서 미더덕을 쪼아서 덮밥을 개발했다. 미더덕 껍질이 3겹으로 돼 있는데, 안의 내용물을 잘 꺼내야 한다. 그게 기술이다. 특허를 내려고 했지만, 음식은 특허가 어렵다고 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미더덕 덮밥에 든 미더덕은 다 수작업을 해야 하기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미더덕을 통째 갈아버리면 안 되나 싶지만, 그게 그렇게 수월한 일이 아니었다. 손쉽게 갈아버리면 죽처럼 돼버려서 식감이 떨어진다.

기대를 하고 미더덕 덮밥을 주문했다. 좁다란 방 통로로 쟁반에 음식이 담겨 나왔다. 시금치, 콩나물 등의 나물 반찬과 김치가 밑반찬으로 준비됐다. 거기에 굴이 껍데기째 한가득 담겨 나왔다. 웬 굴이냐고 물었더니, 미더덕 어장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그때그때 나는 것을 가져다주신다고 했다. 그렇게 얻은 해산물이 있으면, 손님상에도 함께 오른다는 것. 봄에는 굴, 여름에는 가리비를 상 위에서 마주할 수 있다.

미더덕 덮밥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 밥도, 미더덕도 양이 넉넉했다. 밥 위에 미더덕, 날치 알, 김 가루가 올려져 나왔다. 장을 넣지 않고 '슥삭' 비벼서 한 입 먹었더니, 미더덕 향이 가득하다. 2대째 하던 미더덕 덮밥에는 고명으로 계란지단이 올랐고, 3대가 하는 지금은 날치알을 새롭게 넣고 있다고 했다.

가게가 횟집인 만큼 덮밥을 주문하면, 매운탕도 함께 나온다. 얼큰한 매운탕 국물과 덮밥을 함께 먹는 즐거움도 있다.

남편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김은주 씨는 "30년 전 직장 회식 때 왔다가 그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시는 분도 있다. 남편이 일식 등 각종 자격증을 가지고 어렸을 때부터 이곳에서 일했다. 저도 다른 일을 하다가 함께 일하고 있다. 좋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내놓으려고 늘 노력하니,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매운탕과 함께 굴이 껍데기째 한가득 담겨 나왔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미더덕덮밥 1만 원 △미더덕무침 2만 원 △미더덕회 2만 원 △회덮밥 1만 원 △모둠회 (대) 7만 원, (중) 6만 원, (소) 5만 원

◇위치: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리 미더덕로 345-1.

◇전화: 055-271-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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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귀화 기자

    • 우귀화 기자
  • 시민사회부 기자입니다. 경남지방경찰청, 법원, 검찰, 진해경찰서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