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해딴에 이야기] 토요동구밖 생태·역사교실 (1) 창녕·김해

◇생태체험(창녕 우포늪 ~ 산토끼노래동산) = 2016년 생태체험 첫 나들이는 새샘·산호·영은·덕산·굳뉴스 등 다섯 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2월 27일 함께했다. 찾아간 데는 경남 창녕에 있는 산토끼노래동산과 우포늪 일대였다. 새샘·산호는 우포늪에 먼저 갔고 영은·덕산·굳뉴스는 산토끼노래동산을 먼저 들렀다.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민물 습지다. 생겨난 지도 이를테면 1억 4000만 년 전으로 오래됐는데 2008년 경남 창원에서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리면서 나라 안팎에 크게 이름을 알렸다. 람사르협약에는 169개 나라가 가입해 있으며 그 총회는 말하자면 '습지 월드컵대회'라 하겠다.

아이들은 앞서 말한 람사르총회 개최를 계기로 마련된 '우포늪생태관'에 먼저 들렀다. 우포늪이 어떤 곳인지 왜 보전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는지 등과 우포늪에 기대어 사는 식물과 동물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은 미션을 좋아한다. 너무 어렵지도 않고 빤하지도 않은 문제를 적당하게 섞어 내고 작은 상품을 걸었더니 생태관이 온통 정답을 찾아 뛰어다니는 아이들 발걸음 소리로 가득찼다. 이어서 우포늪 풍경이 가장 시원하게 열리는 대대제방으로 옮겼다. 아이들은 물에서 노니는 오리와 기러기 등을 살펴보며 새들을 위해 장만한 먹이를 새총으로 쏘아 주는 놀이를 즐겼다.

창녕 산토끼노래동산에서 토끼 인형과 함께.

미리 콩과 당근·오이 등을 새총으로 쏘기 좋게 마련해 갔었다. 새총 쏘기를 통해 아이들은 새들도 사람과 같은 것을 먹는구나 하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느꼈을 테고 그러면서 재미와 즐거움까지 맛봤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싶다.

산토끼노래동산은 국민동요 '산토끼'가 태어난 자리에 창녕군이 꾸며놓은 시설이다. 귀여운 모양새 때문에 아이들 대부분이 좋아하고 친근하게 여기는 동물이 바로 토끼다. 이런 토끼의 생태와 여러 특징들에 대해 재미있게 알 수 있도록 해 놓은 데가 이 노래동산이다.

들머리 토끼먹이체험장에서는 세계 각국 여러 가지 토끼들을 만날 수 있고 한가운데 있는 산토끼동요관에서는 산토끼를 중심으로 여러 숲 속 동물들의 생생한 모습들이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산토끼 토끼야~~"로 시작하는 이 동요가 1920년대 만들어진 과정과 상황도 담겨 있다.

창녕 산토끼노래동산에서 롤링미끄럼틀을 타고 있는 아이들.
창녕 대대제방에서 새총으로 새모이를 쏘아날리는 아이들 모습.

◇역사체험(김해 율하리 고인돌 유적 ~ 분성산성) = 경남 창원시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두산중공업이 제공하는 토요동구밖교실 역사탐방이 올해로 3년째 접어들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 역사탐방은 학교와 센터 그리고 집으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생활공간에서 벗어나 바깥바람을 쐬는 기회로 여기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도 그런 생각은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아이와 부모에게 그동안 없던 역사관이 갑자기 훅~ 생겨나기라도 한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역사가 수능 선택에서 필수로 바뀌고 각종 취업 시험에서도 중요도가 높아지자 부모의 사회과목에 대한 관심이 일제히 높아지게 된 것이다.

역사는 학교 성적과 무관하게 중요하지만 여러 과목과 씨름해야 하는 아이들 처지에서는 학교에서 어떤 비중으로 다루느냐에 따라 과목의 중요도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성곽을 따라 걸어서 김해 분성산에 오르고 있는 모습.

그동안 해왔던 방향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즐겁기도 하고 유익하기도 한 시간이 되도록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다.

버스에서 일정을 소개하며 학교에서 다루는 비중과 상관없이 역사가 왜 중요한지를 간략하게 말했다.

미국과 일본·중국 그리고 북한과 관계에서 서로 얽혀 있는 이해관계의 가장 근본이 역사이며 역사에 대해 가장 둔감한 것이 우리나라임을 들려주자 아이들이 100% 이해는 못했을지라도 느낌으로라도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였다.

2월 탐방지는 김해다. 두레·창원늘푸른·한울·창원상남·민들레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율하 고인돌 유적과 분성산성을 둘러봤다.

분성산 정상 봉수대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아이들.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제를 오전에는 '무덤', 오후에는 '성(城)'으로 잡아 좀 더 구체적이고 재미있도록 설명하고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렇다 해도 무리한 욕심은 금물이라는 기본 원칙은 변함이 없다.

역사탐방에는 아동센터 선생님과 두산중공업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함께한다. 당연히 아이들이 중심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은 즐겁고 어른들은 지겨우면 그또한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는 역사탐방이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더 즐겁고 유익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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