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고분양가 행진 속 부동산시장 촉각…시, 심사위원 '무작위 선출'

오는 4월 말 분양이 예정된 경남 창원시 의창구 중동지구(옛 39사단 터) 아파트 분양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곳이 공공택지여서 도심 재건축 아파트보다 비교적 낮은 분양가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 일대 오를 만큼 오른 땅값 등을 고려하면 고분양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고분양가? = 옛 창원지역(성산구와 의창구) 아파트 분양가를 보면 북면 등 외곽 지역은 3.3㎡(평)당 1000만 원을 밑돈다. 하지만 재건축 아파트는 1000만 원을 넘은 지 오래다. 2012년 상남 2구역 '창원 상남 꿈에그린'(한화건설)을 시작으로 재건축 아파트들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9월 분양한 용호4구역 '창원 용지 더샵 레이크파크'(포스코건설)가 3.3㎡당 평균 1497만 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고분양가가 끝이 아니었다. 조망권 등이 좋은 곳은 많게는 1억 원까지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거래됐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인근 부산 등 대도시에서도 투자자가 몰려들었고, 창원에 일터나 생활권을 둔 실수요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8일 분양에 나선 대원 2구역 '창원 대원 꿈에그린'(한화건설) 역시 고분양가를 기록했다. 80가구를 일반분양하는데, 최근 분양가가 3.3㎡당 평균 1430만 원으로 정해졌다. 애초 시행자 쪽은 1500만 원 수준까지 요구했지만, 창원시와 협의를 거쳐 조정됐다.

중동지구 역시 고분양가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인근 재건축 아파트들의 고분양가와 프리미엄 영향도 있지만, 중동 일대 높은 택지비 또한 부담이다.

올 2월 말 중동에 있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 228㎡는 실거래가 7억 6000만 원을 기록했다. 3.3㎡당 계산하면 1000만~1100만 원 수준이다. 분양가 상한액은 기본적으로 택지비, 택지비 가산비, 기본형 건축비, 건축비 가산비 등을 합쳐 정한다. 여기에 건설사가 은행 등에서 자금을 융통하면서 발생하는 대출이자와 같은 금융 비용, 인건비, 관리비 등이 분양가를 책정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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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분양가 심사 방식 바꾼다 = 태영건설이 최대주주인 ㈜유니시티는 이르면 4월 말 중동지구 유니시티 1·2블록 2867가구를 먼저 분양하고, 이후 가을에 남은 물량도 분양할 예정이다. 중동지구가 공공택지로 분양가 심사가 이뤄지는 점은 최종 분양가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분양가심사위원 뇌물수수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창원시는 분양가 심사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지난 2014년 12월 분양한 용호 5구역 '창원 용지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는 3.3㎡당 평균 1420만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창원시 분양가심사위원과 위원장 등 2명이 도시정비업체로부터 분양가 청탁을 받고 현금 500만~1000만 원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위원 1명은 실제 분양가 심사 과정에서 가장 높은 분양가를 제시했다고 알려지면서 창원시 분양가 심사 방식에도 논란이 일었다.

앞서 위원들이 예상 분양 금액을 써내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외하고 평균 금액으로 분양가를 산정했으나 이번에는 원가 적정성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창원시는 추가로 심사위원을 위촉했고, 현재 분양가심사위원은 분야별 전문가 34명이다. 명단은 모두 비공개 원칙이다. 시는 분양가 심사 당일 또는 하루 전에 위원 10명 정도를 무작위로 선정해 분양가심사위원회를 연다. 위원 10명이 원가계산서 등 각종 자료를 보고 항목별로 감액 또는 인정 등을 따져 최종 분양가를 도출하는 것이다.

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투명하고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분양가 심사 방식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과정이 실수요자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정 분양가 책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입주자 모집 공고(분양) 승인 신청이 들어오면, 시는 최대 열흘 안에 분양가를 심의해 그 결과를 통보하게 된다. 중동지구 심사는 4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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