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메스꺼움·구토 생길 수 있어 돌발상황 대처엔 전신마취가 더 안전"

예전처럼 환자들은 '의사선생님이 어련히 알아서 잘 해주시겠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인의 질환에 대해 인터넷, 책, 심지어는 논문까지 찾아보며 그 분야 전문가만큼 지식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진료하기 위한 의사들의 자기개발과 지식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게 높아지는 관심분야 중 하나가 바로 '마취'이다.

전신마취제는 심장기능, 뇌혈류, 폐, 신장, 간 등 인체에 복잡한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고령 또는 각종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부위마취는 적절하게 마취가 된다면 이런 전신에 미치는 영향이 적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마취동의서를 받을 때에도 환자들이 전신마취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는 반면 부위마취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마취의 경험이 쌓일수록 부위마취가 마냥 안전하거나 환자에게 편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하반신을 마취하는 척추마취나 경막외 마취의 경우 하지혈관이 넓어지며 혈압이 떨어져 어지럼, 오심, 구토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데 환자에 따라 굉장히 괴로워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제왕절개 하는 산모의 경우에 많이 나타나며 아기가 나오자마자 볼 수 있는 기쁨을 주려고 하반신마취를 했지만 계속 메스꺼워하는 환자를 보며 전신마취가 나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두통도 5~10%에서 발생하며 항혈전제 등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먹는 환자는 혈종을 일으킬 수 있어 약을 며칠 동안 끊고 수술하거나 또는 전신마취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형외과 수술에 주로 시행하는 상완신경총 마취는 목이나 겨드랑이에 바늘로 신경 근처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하여 팔만 마취하는 방법으로 이것도 혈관으로 약이 들어가면 경련을 일으킬 수 있고, 때로는 불완전마취가 되어 통증을 느낄 수 있으므로 숙련된 의사에 의해 조심해서 시행되어야 하며 시행 후에는 통증 테스트를 한 후 수술을 진행하여야 한다.

전신마취제가 비록 각종 인체기관에 영향을 미치지만 수십 년 동안 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현재는 고령 또는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도 필요한 수술인 경우 수술과, 내과, 신경과 등 각종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진하에 조심해서 전신마취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수술 도중 생길 수 있는 대량출혈, 산소포화도 감소 등의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므로 수술의 종류에 따라서는 전신마취가 더 안전할 수 있다. 수술 중 각성이라는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작용도 뇌파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므로 발생이 매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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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부위마취가 전신마취를 대체하거나 덜 위험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환자의 전신상태, 복용 중인 약물의 종류, 수술의 종류, 금식시간 등을 따져서 둘 중에 환자에게 '더' 안전한 방법은 다르게 적용되어야 하며 최선의 방법을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자에겐 인생에 몇 번 받지 않을 마취를 괴롭거나 힘든 기억으로 남지 않도록, 그리고 안전하게 수술이 시작되고 끝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계절(창원 파티마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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