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엄마의 인문학 습관>한귀은 지음
좋은 엄마보다 행복한 엄마 되기
저자 경험담 인문학적 사유 도와
"아이에게 좌절할 기회 뺏지 말자"

'나는 과연 생각하는 엄마일까'라고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에 앞서 육아가 과연 엄마만의 몫이냐고 반론할 수 있다. 당연히 아이의 성장은 아빠와 엄마가 함께 해야 한다.

다만 이 책은 저자가 엄마로서 자신이 14년 동안 아이를 키우면서 겪고 사색한 내용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에 대한 책이다. 아이를 키우는 법이 아니라 엄마로서 살아가는 법, 나아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에 관한 책이다"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이 책의 '엄마'는 '부모'로 바꿔 생각해도 무방할 듯하다.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한귀은 교수가 〈하루 10분 엄마의 인문학 습관〉을 펴냈다.

이 책은 아이와 자신 모두 잘 성장하고 싶은 엄마들에게 인문학을 하는 습관을 가져보길 권한다.

한 교수는 "아이 교육 문제로 흔들릴 때 인문학이 마음의 기둥이 되어줄 것"이라며 "아이가 잠든 밤 하루 한 꼭지씩 읽고 사색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엄마는 힘들다. 그러나 그 힘듦을 이길 힘도 있다"고 강조한다.

대부분 가정에서 아이는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아주 깊은 관계를 형성한다.

하지만 엄마와 아이 사이에는 인문학이 개입하기 힘들다. '생각'보다 '본능'이 더 빠르고 '사랑'이 먼저 아이를 껴안는다. 그러다가 종종 "내가 좋은 엄마인가?"하는 고민에 빠진다.

한 교수는 이 질문부터 바꿔보길 권한다. "나는 행복한 엄마인가?"라고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엄마에 대한 강박은 명백히 좋은 엄마 콤플렉스일 뿐이라는 것이다.

"동시대의 엄마로서 힘듦과 슬픔과 안타까움과 기쁨, 고마움 등을 공감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을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는 한 교수는 "나 또한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늘 시행착오하며 전전긍긍하는 사람이다. 엄마의 하루에는 인문학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한 교수는 "우리는 너무 많이 교육 받았다. 그 말은, 편견도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우리가 교육 받은 바로 그것이 우리가 세상을 해석하는 필터가 된다. 하지만 이 필터가 '내 아이'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할까"라고 질문한다.

책은 6부로 나뉘어 있으며 각 부에는 9개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1부 '공부가 다는 아닌데, 참…', 2부 '엄마가 가장 아픈 말, "엄마 미안해"', 3부 '아이에게서 좌절감의 기회를 빼앗지 말자', 4부 '너무 착한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5부 '책 읽는 엄마는 위험하다', 6부 '엄마에게 필요한 건 자존심이 아니라 자존감'으로 구성됐다.

'진짜 주입식 교육은 잠자리에서', '이중부정하는 아들과 이중구속하는 엄마', '아이에게 결핍을 선물할 수도 있다', '원하는 것을 드러내지 않는 아이는 위태롭다', '엄마는 역할이 아니라 존재여야 한다' 등 한 교수는 자신의 경험과 깊은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특유의 쉽고 편한 문체로 조용조용 들려준다.

보통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것, 남들은 다 하는 것을 해주지 못할 때 미안해한다.

그러나 한 교수는 러셀의 말을 인용해 이는 미안해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지나치게 잦은 여행을 하고 지나치게 다양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어린아이들에게 좋지 않다. 이런 아이들은 자라서 어떤 성과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견뎌야 하는 지루함조차 참지 못하는 어른이 될 수도 있다."

한 교수는 에필로그에서 "이 책을 쓰는 데 일년 반 남짓 지났다.… 아이는 드디어 나와 나란히 걷게 되었다. 남 안 보는 데서 손도 잡게 되었다. 하굣길에 간혹 차로 데리러 가면서 어디쯤까지 걸어왔냐고 전화로 물으면 '엄마 마음속'이라고 말하는 능청을 떨게도 되었다"라고 이야기한다.

한 교수의 저서로는 <모든 순간의 인문학> <엄마와 집짓기> <그녀의 시간> <가장 좋은 사랑은 오지 않았다> <이별 리뷰> <이토록 영화같은 당신> 등이 있다. 2010년 이후 1년에 한 권씩 인문학 관련 책을 내고 있다.

292쪽, 예담Friend, 1만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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