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재앙에도 더 짓겠다는 정부
안전하다면 전기 많이 쓰는 수도권에

원자력발전 그러니까 핵발전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은 경험을 통해 현실 속에서 확인됐다. 글피면 5년이 되는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참사가 그 생생한 증거다.(2016년 1월에는 경북 경주 월성핵발전소 가까이 사는 주민 모두에게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참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을 때였다. 대한민국 핵발전 당국자는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시설은 일본보다 더 튼튼한 공법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했다. 앞으로도 핵발전소를 더 짓고 계속 가동하겠다는 소리다.

가장 오래된 핵발전시설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 40년만(2017년)에 가동을 중단한다지만, 우리나라에는 그것 말고도 23개 핵발전시설이 돌아가고 있다.

부산·울산에 걸친 고리 2·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 경북 경주 월성 1·2·3·4호기와 신월성 1·2호기, 경북 울진 한울 1·2·3·4·5·6호기, 전남 영광 한빛 1·2·3·4·5·6호기가 그것이다.

건설 중인 핵발전시설도 넷이다. 신고리 3호기와 4호기는 올해 5월과 내년 3월에 상업 가동을 시작하고 신한울 1호기와 2호기는 2018년과 2019년이 상업 가동 시작 시점이다.

신고리 5(2021년)·6호기(2022년)와 신한울 3(2022년)·4호기(2023년), 경북 영덕 천지 1(2026년)·2호기(2027년) 등 6개는 건설 준비 단계에 있다.

더욱이 한국수력원자력은 2015년 7월 발표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강원 삼척 대진 1·2호기 또는 경북 영덕 천지 3·4호기 등 어쨌든 2개를 더 짓겠다고 했다. 이를 모두 더하면 36개(폐로 예정인 고리 1호기를 빼면 35개)에 이르니 실로 엄청난 규모다.

어쩌면 누구나 다 아는 뻔한 사실이지만 정부와 핵발전 당국에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그렇게 안전하다면 왜 하필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을 일부러 골라 핵발전소를 앉히느냐고. 지반이 아주 튼튼해야 하고 바닷물이 무척 풍부하게 공급돼야 한다는 소리를 늘어놓겠지만 그런 조건은 굳이 찾으면 수도권에도 없지 않을 것이다.

진정 핵발전소가 그렇게 안전하다면 수도권에 지어야 한다. 수도권에서도 서울이 가장 적합하다. 서울은 전기 자급률이 고작 3%다. 2012년 현재 서울은 전기 소비가 4만 6903GW고 생산은 1384GW다.

다음 적지는 경기도다. 생산은 2만 3791GW인 데 반해 소비는 9만 6844GW로 4배나 높다. 인천은 짓지 않아도 된다. 생산(6만 8952GW)이 소비(2만 2241GW)보다 3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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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가 많은 데서 공급을 생산하면 가장 효율적이다. 그렇게 하면 반도 남쪽 끝 신고리에서 산 넘고 물 건너 서울·경기까지 76만 5000V짜리 초고압 송전선로를 깔아야 할 까닭도 없어진다.

밀양 할매·할배들한테 피눈물을 강요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서울·경기도는 땅값이 비싸서 안 된다고?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핑계조차 되지 못하는 헛소리다.

출판국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도서 제작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합니다. 학교와 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문화사업(공연··이벤트 제외)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기자로서 생태·역사 부문 취재도 합니다. 전화는 010-2926-3543입니다. 고맙습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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