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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한민국 맞아? 눈과 입 즐거운 차이나타운

[발길따라 내맘대로 여행] (75) 인천 송월동 동화마을&차이나타운

최규정 기자 gjchoi@idomin.com 2016년 03월 04일 금요일

겨울은 갈 듯 말 듯 아직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봄은 올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운다. 세상은 여전히 무채색이다. 겨우내 바라봤던, 바짝 앙상한 몸을 드러낸 나무가 새삼 쓸쓸해 보인다.

눈과 입이 즐거운 여행이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인천으로 떠났다. 인천 중구 송월동 동화마을. 그리고 그곳과 이웃한 차이나타운은 눈과 입의 즐거움을 확실히 보장하는 곳이다. 인천역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불편하지 않다. 어느 곳을 먼저 들러도 좋다.

선명하게 치장한 동화마을의 탄생은 여느 지역의 벽화마을이 품은 사연과 별반 다르지 않다. 송월동은 소나무가 많아 '솔골', '송산'으로 불리다가 소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달이 운치가 있다 하여 송월동으로 불렸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고 독일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거주하면서 당시 부촌을 이뤘지만 세월은 흘렀다. 건축물이 낡고 빈집들이 늘어나 활기를 잃어버린 곳이 되었다. 지난 2013년 4월 꽃길을 만들고 세계 명작 동화를 주제로 담벼락에 색칠을 하여 동화마을로 변화했다.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주말에는 주민들이 주차 안내를 도와준다. 인근 초등학교에 주차를 하고 느린 걸음을 옮긴다. 천천히 걸어야 재미있는 곳이니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나는 것이 좋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토끼가 서둘러 어딘가로 달려가는 듯하다. <미녀와 야수>는 세상 근심을 잊은 듯 환하게 춤을 추고, 일곱 난쟁이와 백설공주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선명한 자태를 뽐낸다. 피노키오와 신데렐라, 인어공주가 함께 모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아기자기한 소품가게들이 선보이는 기상천외한 물건들에 눈길이 절로 간다. 트릭아트로 꾸며진 벽화들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흥부와 놀부, 별주부전, 선녀와 나무꾼의 익살스러운 그림을 바라보고 있자니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도로시길, 빨간모자 길, 북극나라 길,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성의 나라 길, 바다 나라 길, 엄지 공주 길, 요정 나라 길, 동물 나라 길, 신비의 길, 앨리스 길 등 11개의 동화길을 따라 걷다 보면 팍팍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다. 동화마을 주인공들과 사진 프레임 안에 갇히면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추억을 가득 만들 수 있다.

적당히 허기가 몰려 올 때쯤 이제 입이 즐거워지는 바로 옆 동네 차이나타운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붉은색 간판과 화려한 금빛 치장들, 홍등이 내걸린 거리는 마치 중국 어딘가에 서 있는 느낌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고 1884년 이 지역이 청의 치외법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생겨났다. 과거에는 중국에서 수입된 물품들을 파는 상점이 대부분이었으나 현재는 대부분 중국 음식점이다. 신승반점, 미미진, 공화춘 등 한 집 건너 방송에 출연한 집들이다 보니 웬만한 식당 앞은 사람들로 장사진이다.

중국식 항아리 만두인 화덕만두를 비롯해 양꼬치, 속은 텅 비고 겉만 부풀게 구운 중국식 빵인 공갈빵과 포춘쿠키, 평리수, 중국 전통 탕후루 등 독특한 길거리 음식들도 풍성하다.

조금 한산해지길 기다리며 삼국지의 중요 장면을 벽화로 그려 놓고 그 설명을 자세히 적어 놓은 삼국지 벽화 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다시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중국 진나라 말부터 한나라 건국까지의 역사를 담은 초한지 거리도 만날 수 있다. 주전부리를 하나 물고 천천히 걸으며 오래전 읽었던 삼국지의 기억을 떠올린다.

차이나타운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1888년 개항장 내에 조성된 한국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이 자리한다. 해가 지기를 기다려 인천항 야경을 바라보며 인천 여행의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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