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또 어디 가? 연휴가 다가오면 주변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번엔 미얀마로 떠나기로 했다는 말에 하나같이 위험하지 않으냐라는 걱정스러운 말을 한다. 나는 여기서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인즉, 보통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하는 나라는 내가 여태껏 여행한 나라 중에 가장 안전하고 현지인들이 순수하기 그지 없는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을 계획할 때에도 그렇다. 많은 지인들이 오랫동안 군사정권하에 있던 미얀마를 그저 위험한 나라로만 치부한다는 것이 마음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요즘 미디어들은 좋은 건 더 좋게, 좋지 않은 건 더 좋지 않게 부각시키는 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소위 기삿거리가 될만한 자극적인 내용들을 다루다 보니 미얀마란 나라가 그저 군사정부하에 있었던 나라로 못살고 위험한 나라로 인식되어 있었다. 내가 일전에 시리아, 요르단을 여행했을 때에도 다들 그리 말했다. 위험하지 않냐고.

반면 사람들은 유럽 여행을 할 때 그 누구도 위험하지 않냐고 묻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곳이 더 위험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실제로 프랑스 파리를 여행하면서 내 앞에 당당히 걸어와 핸드폰을 낚아 채려다 실패하고 도망가지도 않고 유유히 걸어가는 어느 한 남자를 보면서 너무나 뻔뻔한 그의 당당함에 당황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유럽 여행 중 우리가 소위 등에 메는 가방인 백팩을 앞으로 메고 다니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백팩을 오히려 프런트백이라 불러야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이니 과연 이곳이 정녕 안전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단순한 도둑질이 진화하다 보면 더 심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은 다분하다.

전시에 있는 나라들 또는 현재 치안이 불안정한 나라는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여행제한국가 또는 여행금지국가로 분류된다. 당연히 그런 곳은 현재 위험하기 때문에 여행을 해서는 안되며 나 또한 여태껏 여행금지국가를 무리해서 가본 적은 없다. 그리고 과거나 지금 현재의 상황이 어떨지는 몰라도 적어도 내가 갈 수 있었던 위험하다고 인식되는 그곳은 사람들의 오해와는 달랐다.

미얀마, 요르단, 시리아는 웃음이 가득하고 남의 것을 탐할 ㄴ줄 모르며 범죄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곳, 그런 의심조차 할 수 없는 곳이었다. 오히려 이방인인 나를 집으로 초대하고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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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의 오해를 풀어주고 싶다. 가장 순수하고 친절하며 안전한 곳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위험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사는 그 곳이라고. /김신형(김해시 장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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