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02년 11월 경남대선유권자연대가 주최한 '2002 대선경남유권자위원회 활동 선포식' 현장에서였다. 그후 오랫동안 그는 취재한 현장 영상 속에 담겨 있었다. 지방자치단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 영상, 마산 앞바다를 살리고 지역의 역사를 보존하자는 캠페인 영상 등 지역사회에 문제와 대안을 제시하는 현장에는 늘 그가 있었다.

그와 단둘이 만날 기회를 마련했다. 서로 구면으로 인사는 나누었지만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처음, <피플파워> 3월호에 실릴 인터뷰를 빌미로 마산YMCA 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올해로 16년 동안 마산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고향 충청도 말투는 변함이 없었다. 그가 살아온 삶의 굴곡과 환희를 가감없이 들려주었다. 기독학생운동권에서 출발해 시민운동가로 자리매김 하기까지 개인사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때론 눈을 지그시 감았다. 정치권 밖 재야에서 펼쳐온 그의 33년 시민운동은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시민들이 같이 분노해주고 고민해주고 참여해주고 기뻐해 주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죠. 시민운동이 별다른 운동인가요. 함께 걸어가자는 것인데요. 막상 은퇴가 코앞으로 다가오니 아쉬움도 남습니다. 마산에 온 지 16년인데 그동안 시민운동하면서 독점적 정치권력 구조를 바꿔보지 못한 게 가장 아쉽습니다. 정치도 균형을 갖추어야 더 큰 이상을 펼칠 수 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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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가오는 3월 16년간 수행한 마산YMCA 사무총장직을 내려놓고 평회원 차윤재(60) 씨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는 언젠가 다 함께 같이 가는 시민사회가 되면 좌우 정치적 균형을 찾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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